​[현장에서] 국민들 애타는데…마스크로 꼼수 쓰는 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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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0-03-0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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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포털사이트 캡처]

코로나19 확산세로 요즘은 마스크가 권력이라 불릴 정도다. 마스크 대란이 장기화 되면서 주변에서는 국민들의 애타는 심정을 악용한 '마스크 끼워팔기' 꼼수 마케팅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존 상품에 마스크를 붙여 구매나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근 한 화장품 업체에서는 단 하루 동안 1000원이 안 되는 가격에 KF94 마스크 1인당 5장을 당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한다고 했다. 저렴한 가격에 마스크를 판매하자, 구매욕을 불태우며 시간에 맞춰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러나, 바로 난관에 부딪혔다. 접속자 폭주로 홈페이지가 마비가 된 것이다.

1시간 동안 재접속을 한 끝에 복구된 홈페이지에 입장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비회원 구매는 되지 않고 회원 가입을 해야만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화장품 구매가 아닌 마스크 5장 구매를 위해 원하지 않는 회원가입을 해야했다. 접속 장애로 고생하며 수차례 시도해 회원가입도 완료했다.

이번에도 끝이 아니었다. 판매 버튼에 '회원가입을 하세요'라는 메시지만 계속 떠 있을 뿐이었다. 홈페이지에는 '접속 장애'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었고 곧이어 판매종료 메시지가 떴다. 개인정보까지 제공하며 하루를 소비했지만 결국 마스크는 얻지 못했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서버 에러에 대한 답답함과 동시에 "장사통에 속은거냐"라는 글이 줄을 이었다. 건강에 대한 염려를 볼모로 상품 판매를 극대화하려는 기업들의 이기심에 치를 떨었다. 해당 화장품 업체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한 마케팅인데 사람들이 너무 몰렸을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해당 화장품 업체는 회원가입을 유도했지만, 상품을 끼워팔지는 않았으니 그나마 나은 편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KF94 마스크'를 검색하면 KF94 마스크를 따로 판매하는 곳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165만원 상당의 공기청정기를 사면 마스크 30장을 함께 준다거나, 약 5만원인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면 마스크 10장을 증정한다는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체들이 불필요하게 마스크를 선점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까닭이다.

정부는 28일부터야 마스크 '공적 판매'를 본격 시작했다. 국내 마스크 생산량은 하루 1000여만장이다. 시장의 합리적인 배분이 이뤄진다면 전체 수요에 부족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는 마스크 생산·유통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감시·감독해야 한다. 업체들의 마스크 '끼워팔기'는 엄연한 불공정거래행위다. 공정거래법 23조는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 등을 불공정거래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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