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4조1105억원으로, 2004년 5498억원 대비 7.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벤처투자액은 7.1배 늘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는 향후 민간 영역의 벤처투자를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3~5년 동안 모태펀드 예산이 1조원씩 꾸준히 투입되면 그 이후에는 정부 자금 투입 없이 완전한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조성한 펀드가 수익을 내고, 청산한 뒤 다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자생적 생태계다. 중기부에서도 현재 35% 수준인 순수 민간 자금 펀드 비중을 향후 40~50%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모태펀드 등을 활용해 올해 출자하는 벤처펀드 규모는 1조3000억원, 조성 예정인 펀드는 2조5000억원 규모다. 창업초기‧청년창업 등 스타트업 펀드에 9200억원을 투입하고, 혁신성장펀드와 스케일업펀드에 1조원을 투입하게 된다.
정부의 정책성 자금이 투입돼 소비되는 것이 아닌 수익을 내고, 순환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투자성 예산에 대한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벤처 생태계의 기본 구조인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에서 투자 영역의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는데 정책자금이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스타트업‧벤처기업 투자가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한국벤처투자의 위상도 달라졌다. 모태펀드를 직접 다루는 운용본부장들은 수시로 청와대에 들어가 직접 보고를 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0개 부처의 예산을 위탁받아 조성한 모태펀드를 운용하므로 그 영향이 한 부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특히,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에서 모태펀드 영향력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에는 한국벤처투자 대표를 맡아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했던 주형철 전 대표가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발탁되기도 했다.
이창민 한국벤처투자 투자운용본부 투자운용1팀장은 “기본적으로 국민 세금으로 벤처 기업에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운용 방향성이 특별히 달라지지 않지만, 올해는 창업부터 성장까지 단계별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배분에 중점을 뒀다”며 “창업 초기투자부터 혁신성장펀드,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해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가 기업이 연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투자를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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