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킴엥 탄 S&P글로벌 아태지역 국가 신용평가팀 전무는 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의 경우 외환·재정 완충력이 충분해 당장 올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탄 전무는 미국 관세 정책과 중동 사태를 지목하며 "올해 상반기에 나타난 부정적 현상들이 계속 악화된다면 앞으로 한두 달 내에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세상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탄 전무는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과 에너지 비용이 높게 유지된다면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다른 신용 네트워크에서 개선이 없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체적으로 탄 전무는 "과거처럼 무역장벽이 높아지면 그동안 가장 큰 혜택을 받았던 사람들이 가장 많은 이익을 잃게되는데 그 지역이 바로 동아시아 국가들"이라고 짚었다.
그는 동아시아의 구조적 요인과 관련해 "미국의 소비 비중은 전체 경제의 60~70%에 달하지만 아시아 대부분 지역은 50~55%에 불과하다"며 "아시아는 국내 소비에 의존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 전무는 "동아시아 국가는 그동안 수출이 매우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수출 성장 둔화는 곧 경제 성장 둔화를 의미한다"며 "경제성장 둔화는 정부의 신용위험 평가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둔화하면 재정 부담이 커지고 사회적 갈등 가능성도 높아져 정책 환경이 복잡해질 수 있으며 이 모든 요인들은 정부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정부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기업과 은행들도 비슷한 영향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루이 커쉬 S&P글로벌신용평가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전무)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6%로 매우 낮게 전망한다"며 "저성장 우려가 짙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한국의 기준금리는 0.25%포인트(25bp)씩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커쉬 전무는 "한국은 이미 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 미국 관세 여파에 대외 여건이 악화하며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전망을 구할 때 앞으로도 미국 관세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전제했다"며 "미국이 아직 확정하지 않은 제약 및 반도체 부문에 대한 관세도 상당 부분 적용될 것으로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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