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눈물, 별빛이 될 것"…與 고민정 남편 조기영 청혼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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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20-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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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당선인의 남편 조기영 시인이 쓴 청혼시(詩)가 재조명받고 있다.

조 시인은 고 당선인과 결혼 전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어, 고 당선인에게 이별을 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 당선인은 조 시인의 이별을 거절하고 계속 만남을 이어갔다고 전해졌다.

이후 조 시인은 고향 정읍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이후 서울로 돌아와 다음과 같은 청혼시(詩)를 보냈다고 한다.

다음은 조 시인의 청혼시(詩) 전문.


청혼/조기영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 곤궁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작은 옥탑방에도
그대를 생각하면
까맣던 밤하늘에 별이 뜨고
내 마음은
이마에 꽃잎을 인 강물처럼 출렁거렸습니다

늦은 계정에 나온 잠자리처럼
청춘은 하루하루 찬란하게 허물어지고
빈 자루로 거리를 떠돌던 내 영혼 하나 세워둘 곳 없던 도시에
가난한 시인의 옆자리에 기어이 짙푸른 느티나무가 되었던 당신

걸음마다 질척이던 가난과 슬픔을 뒤적여
밤톨같은 희망을 일궈주었던 당신
슬픔과 궁핍과 열정과 꿈을 눈물로 버무려
당신은 오지 않는 내일의 행복을 그렸지요
그림은 누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눈이 시렸을뿐

수많은 기억들이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려버릴 먼 훗날
어려웠던 시간 나의 눈물이
그대에게 별빛이 되고
나로 인해 흘려야 했던 그대의 눈물이
누군가에게 다시 별빛이 될 것입니다

가을을 감동으로 몰고가는 단풍은 붉은 마음과
헛됨을 경계하는 은행의 노란 마음을 모아
내 눈빛이
사랑이라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대의 마음속으로 숨어버린 그 날 이후
내 모든 소망이었던 그 한마디를 씁니다

저와 결혼해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에
구름을 끌어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 쓰며
천사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날들입니다

 

제21대 국회의원 서울 광진을에 당선된 고민정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광진구 노룬산시장 인근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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