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드뱅크 설립과 관련해 이날 오후 2시부터 금융감독원이 판매사 19곳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각자 회사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신설운용사 설립에 대한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한 취지를 공유하는 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출자금액 및 비율, 기타 문제 등은 참여가 최종 정해지면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드뱅크 설립은 이르면 오는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판매사를 대상으로 신설되는 운용사 참여여부에 대해 해당 날짜까지 회신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펀드는 4개 모(母)펀드와 173개 자(子)펀드며 규모는 1조6679억원에 달한다. 금액별로 우리은행이 3577억원을 판매해 가장 많고 이어 신한금융투자(3248억원), 신한은행(2769억원) 순이다. 이들 세 회사의 판매금액은 전체의 64.0%다.
이날 대화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오후 2시와 4시 2개조로 구성돼 이뤄졌다. 2시 회의에 참여한 판매사는 △우리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NH은행 △KB증권 △신영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총 9개사다.
4시에 진행된 대화에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경남은행 △산업은행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한화투지증권 등 총 10개사다.
한편 이번에 출범 예정인 배드뱅크는 라임 자산운용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금융당국과 판매사들은 지난해 10월 라임운용 펀드 환매 중단에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등 부실 운용이 계속되자 이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설 운용사는 환매 중단된 세 개의 라임 모펀드를 이관받아 자산회수에 나선다. 판매사별로 판매 금액을 기준으로 출자금을 내는 형태다. 아직 구체적 출자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라임운용은 등록 취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으며 나머지 펀드들도 다른 운용사로 이관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펀드 판매사들의 논의를 거쳐 배드뱅크 역할을 할 운용사의 자본금 규모를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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