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며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그간 증권사 사상 최대 실적의 일등공신이었던 투자은행(IB) 부문이 '올스톱'되며 IB부문을 중심으로 급격히 덩치를 불렸던 대형 증권사들의 부진한 성적이 예상된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전망치가 있는 대형 증권사 6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지난 24일 기준 3441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조2058억원에 비해 71.46% 감소한 수준이다. 6개 대형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1월 말 1조702억원, 2월 말 1조767억원으로 1조원 이상을 유지했으나 3월 말 9405억원을 기록한 뒤 급격히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IB업무가 마비되며 이들 사업의 매출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이 오히려 실적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보고 있다. 전염병 확산 우려와 경기 침체로 주요 딜이 중단되고 기업공개(IPO) 일정이 연기되며 IB부문에 치중했던 사업구조가 오히려 발목을 잡게 됐다는 것이다.
모든 부문이 부진하진 않다. 위탁매매(브로커리지)의 경우 새롭게 주식시장에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나며 일부 수혜가 기대된다. 그러나 위탁매매의 경우 무료 수수료 서비스 등이 속속 나타나며 증권사들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증권사들의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수탁수수료 비중은 36.5%로 직전 연도(46.8%) 대비 10.3%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IB부문 수수료는 36.0%로 8.6% 포인트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영향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적 부진이 올해 내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간 부진했던 IB 관련 딜이 4월 들어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저금리에 따른 수혜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배타성이 높은 증권업 특성상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반등도 가장 빠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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