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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공세 강화로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는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대북 대응 방안 조율을 위해 출국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방미 일정을 마친 후 귀국했다.
21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지난 17일 전격 워싱턴D.C.를 방문한 후 전날 귀국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월 워싱턴을 찾은 바 있다. 이후 약 5개월 만의 방미다.
이 본부장은 이번 방미 기간 한반도를 둘러싼 민감한 정세를 의식한 듯 비교적 외부 동선 노출을 피하고 일정도 모두 비공개로 소화했다.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도 국무부 밖에서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본부장은 한·미연합훈련과 대북 제재 완화, 한·미워킹그룹 운영 등 미국 측과 논의한 내용에 대해 일절 함구했다.
그러면서 '미국, 중국, 일본 간 대북 문제에 대한 조율이 있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계속 소통하고 있으니까요"라고 답했다.
앞서 이 본부장은 워싱턴D.C. 인근에 위치한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오를 당시에도 '(미측 인사들을) 잘 만났느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일 뿐 나머지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방미 기간 이 본부장은 비건 부장관 등 미측 정부 주요 인사와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과 미측 간 논의 사항에 대해 외교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대북전단을 빌미로 한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비롯,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이에 대한 양국 간 인식을 공유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한국이 올해 들어 북·미 대화 교착 가운데에서도 남북 협력 재개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를 표명해왔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한계를 겪은 점에 대해서도 논의했을지 관심사다.
한편 이 본부장은 귀국 직후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향후 2주간 외교부로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면제는 받은 상태라 왔다 갔다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 피해 줄까 봐 격리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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