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을 새로운 배우가 맡는다는 건 아무래도 부담이 있죠. 게다가 전작이 엄청난 성공을 끌어낸 작품이라 속편에 관한 관객의 기대도 높을 거고요. 전작보다 더 잘 만들어야 실망하지 않으실 테니까요."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는 지난 2016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하고 전 세계 'K-좀비' 열풍을 일으킨 '부산행'의 속편이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되 4년이라는 시차를 둬 별개의 이야기를 꾸려간다.
개봉 전부터 '반도'는 '부산행'과 비견되곤 했다. 마치 속편의 숙명이라도 되는 듯했다. 잘난 전작 덕에 속편은 후광과 동시에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주연 배우 강동원(39)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흥행작을 보유한 베테랑 배우도 속편에 대한 압박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부담감과는 별개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가득했다. '반도'에 대한 확신이었다.
"전작이 워낙 흥했기 때문에 속편은 '나쁘지 않네' 정도만 돼도 성공인 거예요. 작품의 만듦새가 훌륭해야 '괜찮다' 정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죠. 저는 작품 자체로는 부담을 느끼지 않아요. '반도'의 비주얼과 작품 자체의 신선함이 관객들에게도 통할 거라고 보거든요. 저의 부담감을 깨 줄 만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연상호 감독은 KTX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 과정(영화 '부산행')을 포스트 아포칼립스(지구 종말을 세계관으로 한 작품) 테마로 확장 시켰다. 강동원은 연상호 감독의 선택을 "탁월하다"고 칭찬하며 세계관의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반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다뤄요. 감독님이 '부산행'의 속편을 만든다고 할 때 (이 같은 주제는) 좋은 선택이었던 거죠. 관객들은 '부산행'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할 테니까요. 여느 좀비 영화와 달리 가족들과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에요. 어린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제 조카도 초딩(초등학생)인데 '반도' 개봉만 기다리고 있대요."
'부산행'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반도'는 많은 부분에서 전작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 탁 트인 공간에서 타격감 있는 액션을 펼치고 각자 다른 사연을 품은 인물들이 유사 가족을 이루며 '탈출'을 목표로 하는 점 등 차이점이 명확하다. 강동원에게 전작에서 취해야 할 점과 버리고 가야 할 점을 묻자 그는 정서적인 부분을 짚었다.
"'부산행'이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보여주는 식이었다면 '부산행'은 정석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고 생각해요. 취해야 할 점이자 버려야 할 점은 극을 끌고 나가는 힘이죠. 관객이 정석의 감정을 따라가야 하니까 정서적인 면을 강조해야 했어요. 그래야 다른 인물들이 등장할 때도 새롭게 느끼실 테니까요."
평소 좀비 장르보다는 오컬트(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 장르를 선호한다는 강동원은 '반도'를 찍으며 좀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저는 오컬트 장르를 더 좋아하는데요. ('반도'를) 찍으면서 왜 좀비 영화를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제 생각에 좀비 영화는 호러를 가장한 액션 영화의 느낌이었어요. 심리적인 압박을 느끼면서 스릴도 즐길 수 있죠. 상업적 측면에서도 대중성에서도 만족스러운 장르 아닌가 싶었어요."
그간 많은 영화에서 액션을 펼친 강동원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액션을 주도하거나 이른바 '한 방'이 있는 액션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기도 하다"면서도 작품에서 중요한 건 액션이 아닌 정석의 심리였다고 강조한다.
"솔직하게 '나도 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죠. 하하하. 정석은 처음부터 액션이 크지 않아서요. 정석의 심리를 그리고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게 주된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액션이라면 '척하면 척'하는 베테랑이지만 좀비를 상대로 한 액션은 낯설었다고.
"오래 함께 한 액션 팀이어서 새로 합을 짜거나 할 필요는 없었어요. 다만 상대가 좀비기 때문에 더욱 조심히 할 수밖에 없었죠. (좀비가) 머리를 공격하고 물려고 하니까. 상대 배우가 다칠까 봐 조심히 했어요."
앞서 '반도'는 2020년 칸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고 개봉 전 185개국 선판매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대만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그리고 북미까지 전 세계 완판 규모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해외에서도 기대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던 건, 동남아 쪽 친구들이 연락 올 때였어요. 미국에 있을 때 '반도' 출연을 결정했는데 바로 연락들이 오더라고요. '부산행'을 너무 좋아한다면서요. 게다가 코로나 시국 속에 개봉하는 큰 규모의 상업 영화는 우리뿐이니까요. 모두가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죠. 해외에서도 극장들이 문을 닫은 상태라서요."
그야말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영업을 중단했던 미국 극장들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 디즈니 실사영화 '뮬란' 등 대작 영화 개봉에 맞춰 재개장을 준비 중이다. 이 중 '반도'도 개봉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북미에서도 '반도' 개봉 결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요. 한국 영화가 개봉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북미 시장도 운명이 갈리니. 이상한 양상이네요. 어쨌든 모두가 응원해주고 있어요. 영화가 개봉하면 안전하게 관람하실 수 있기를 바라요. 영화 팬들이 오래 기다렸던 블록버스터 영화니까. 잘 됐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로 영화계는 위기를 맞았다. 몇 달간 '신작 부재'가 이어졌고 매일 최저 관객수를 기록하는 등 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침입자'를 시작으로 상업 영화들이 개봉한 뒤, 배우들은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임하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강동원도 그중 하나였다. 브이로그와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하며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늘 하던 대로한 건데. 매체가 달라졌을 뿐이에요.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TV 매체가 힘이 셌다면 지금은 유튜브 채널이 비슷하거나 혹은 조금 더 힘이 센 거 같아요. 재밌었던 건 유튜브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젊은 분들이더라고요. 에너지가 넘쳐서 좋았어요. 브이로그의 경우는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아는 분이 한다고 해서 그냥 한 거죠. 뭐. 처음엔 '브이로그가 뭐냐'고 했었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건데. 다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저도 새로운 경험이라 좋았어요."
어느덧 데뷔 18년 차. 강동원은 "지금이 배우 생활의 전환점"이라며 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새로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배우로서 제2의 도약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 같아요. 연기적으로도 책임질 것도 늘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어요.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요. 20대, 30대는 너무 치열했던 것 같아요. 40대가 되면 여유가 생길까요?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은 계속 연기를 할 텐데. 계속 열심히 하면서 여유를 찾고 싶어요. 전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거든요."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는 지난 2016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하고 전 세계 'K-좀비' 열풍을 일으킨 '부산행'의 속편이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되 4년이라는 시차를 둬 별개의 이야기를 꾸려간다.
개봉 전부터 '반도'는 '부산행'과 비견되곤 했다. 마치 속편의 숙명이라도 되는 듯했다. 잘난 전작 덕에 속편은 후광과 동시에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주연 배우 강동원(39)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흥행작을 보유한 베테랑 배우도 속편에 대한 압박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부담감과는 별개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가득했다. '반도'에 대한 확신이었다.
연상호 감독은 KTX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좀비 바이러스의 창궐 과정(영화 '부산행')을 포스트 아포칼립스(지구 종말을 세계관으로 한 작품) 테마로 확장 시켰다. 강동원은 연상호 감독의 선택을 "탁월하다"고 칭찬하며 세계관의 확장이라고 설명했다.
"'반도'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다뤄요. 감독님이 '부산행'의 속편을 만든다고 할 때 (이 같은 주제는) 좋은 선택이었던 거죠. 관객들은 '부산행'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할 테니까요. 여느 좀비 영화와 달리 가족들과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에요. 어린 친구들이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제 조카도 초딩(초등학생)인데 '반도' 개봉만 기다리고 있대요."
'부산행'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지만 '반도'는 많은 부분에서 전작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 탁 트인 공간에서 타격감 있는 액션을 펼치고 각자 다른 사연을 품은 인물들이 유사 가족을 이루며 '탈출'을 목표로 하는 점 등 차이점이 명확하다. 강동원에게 전작에서 취해야 할 점과 버리고 가야 할 점을 묻자 그는 정서적인 부분을 짚었다.
"'부산행'이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보여주는 식이었다면 '부산행'은 정석 시점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고 생각해요. 취해야 할 점이자 버려야 할 점은 극을 끌고 나가는 힘이죠. 관객이 정석의 감정을 따라가야 하니까 정서적인 면을 강조해야 했어요. 그래야 다른 인물들이 등장할 때도 새롭게 느끼실 테니까요."
평소 좀비 장르보다는 오컬트(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 장르를 선호한다는 강동원은 '반도'를 찍으며 좀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저는 오컬트 장르를 더 좋아하는데요. ('반도'를) 찍으면서 왜 좀비 영화를 좋아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제 생각에 좀비 영화는 호러를 가장한 액션 영화의 느낌이었어요. 심리적인 압박을 느끼면서 스릴도 즐길 수 있죠. 상업적 측면에서도 대중성에서도 만족스러운 장르 아닌가 싶었어요."
그간 많은 영화에서 액션을 펼친 강동원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액션을 주도하거나 이른바 '한 방'이 있는 액션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아쉽기도 하다"면서도 작품에서 중요한 건 액션이 아닌 정석의 심리였다고 강조한다.
"솔직하게 '나도 뭐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죠. 하하하. 정석은 처음부터 액션이 크지 않아서요. 정석의 심리를 그리고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게 주된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액션이라면 '척하면 척'하는 베테랑이지만 좀비를 상대로 한 액션은 낯설었다고.
"오래 함께 한 액션 팀이어서 새로 합을 짜거나 할 필요는 없었어요. 다만 상대가 좀비기 때문에 더욱 조심히 할 수밖에 없었죠. (좀비가) 머리를 공격하고 물려고 하니까. 상대 배우가 다칠까 봐 조심히 했어요."
앞서 '반도'는 2020년 칸 국제 영화제에 공식 초청받았고 개봉 전 185개국 선판매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대만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그리고 북미까지 전 세계 완판 규모의 성과를 이루어냈다.
"해외에서도 기대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던 건, 동남아 쪽 친구들이 연락 올 때였어요. 미국에 있을 때 '반도' 출연을 결정했는데 바로 연락들이 오더라고요. '부산행'을 너무 좋아한다면서요. 게다가 코로나 시국 속에 개봉하는 큰 규모의 상업 영화는 우리뿐이니까요. 모두가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죠. 해외에서도 극장들이 문을 닫은 상태라서요."
그야말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영업을 중단했던 미국 극장들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 디즈니 실사영화 '뮬란' 등 대작 영화 개봉에 맞춰 재개장을 준비 중이다. 이 중 '반도'도 개봉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북미에서도 '반도' 개봉 결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요. 한국 영화가 개봉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북미 시장도 운명이 갈리니. 이상한 양상이네요. 어쨌든 모두가 응원해주고 있어요. 영화가 개봉하면 안전하게 관람하실 수 있기를 바라요. 영화 팬들이 오래 기다렸던 블록버스터 영화니까. 잘 됐으면 좋겠어요."
코로나19로 영화계는 위기를 맞았다. 몇 달간 '신작 부재'가 이어졌고 매일 최저 관객수를 기록하는 등 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침입자'를 시작으로 상업 영화들이 개봉한 뒤, 배우들은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임하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강동원도 그중 하나였다. 브이로그와 유튜브 채널 등에 출연하며 영화 홍보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늘 하던 대로한 건데. 매체가 달라졌을 뿐이에요.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TV 매체가 힘이 셌다면 지금은 유튜브 채널이 비슷하거나 혹은 조금 더 힘이 센 거 같아요. 재밌었던 건 유튜브를 진행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젊은 분들이더라고요. 에너지가 넘쳐서 좋았어요. 브이로그의 경우는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아는 분이 한다고 해서 그냥 한 거죠. 뭐. 처음엔 '브이로그가 뭐냐'고 했었어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건데. 다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저도 새로운 경험이라 좋았어요."
어느덧 데뷔 18년 차. 강동원은 "지금이 배우 생활의 전환점"이라며 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새로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배우로서 제2의 도약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 같아요. 연기적으로도 책임질 것도 늘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어요. '어른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도 들고요. 20대, 30대는 너무 치열했던 것 같아요. 40대가 되면 여유가 생길까요? 앞으로 10년, 20년, 30년은 계속 연기를 할 텐데. 계속 열심히 하면서 여유를 찾고 싶어요. 전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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