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힘' SK하이닉스 '깜짝 실적'…2분기 영업익 1조9467억

SK하이닉스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다.

23일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으로 매출 8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9467억원, 순이익 1조264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3.4%, 영업이익은 무려 205.3%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다섯 분기 만이다.

이 같은 호실적에 대해 회사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조성됐고, 주력 제품의 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이 동반된 효과라고 밝혔다.

D램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요와 가격이 견조했던 서버와 그래픽 제품의 판매가 늘어났다. 직전 분기 대비 출하량은 2%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5%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는 우호적인 가격 흐름이 이어진 SSD(Solid State Drive)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 이에 따라 낸드 사업 중 SSD 비중은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할 때 출하량은 5%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8% 상승했다.

코로나19와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하반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에도 수요 개선은 이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 봤다. 주요 국가들의 부분적인 경제 활동 재개와 함께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5' 등 게임 콘솔 신제품도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품질 경쟁력에 바탕을 두고 수익성 중심으로 제품을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시설 투자와 캐파(생산능력) 운영은 기존 계획대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모바일 D램의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하고, 채용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LPDDR5 제품도 적기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10나노급 3세대(1Z) 제품의 양산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낸드는 모바일과 게임 콘솔 수요에 대응하고 고객 다변화를 통해 서버향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특히 128단 제품의 고객 인증을 확대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28단 낸드는 이르면 3분기 말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도 대외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진=백준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