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대학의 AI 연구역량을 가늠하는 'AI연구지수(AI Research Index)'를 개발하고 세계 500개 대학의 지수를 측정한 결과를 '인공지능 연구지수: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 대학은?' 보고서로 발표했다.
보고서는 SPRi가 확보한 데이터베이스의 173개국 6138개 대학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수행한 AI 연구 수를 기준으로 선정한 상위 500개 대학 현황을 제시했다. 500개 대학은 4년간 평균 404건의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개 대학 가운데 나라별 구성은 중국이 101개(20.2%), 미국이 61개(12.2%), 인도가 45개(9.0%), 영국이 29개(5.8%), 일본이 25개(5.0%), 프랑스가 21개(4.2%)였다. 500개 대학 평균 연구지수는 46.01점, 상위 100개 대학의 평균 연구지수는 67.26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대학 간 AI 연구역량의 평균 수준과 선도 수준간 괴리가 매우 크고 △현재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AI 연구 상위 대학이 포진돼 있으며 향후 중국, 영국, 호주 대학이 상위 10위권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AI 분야에서 급성장하는 대학들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AI연구지수를 "2016~2019년간 AI 연구 성과를 지수화한 값"으로 정의했다. 학술연구 수, 논문 편당 인용 건수, 세계 평균 대비 피인용비율을 나타내는 '환산보정피인용수(FWCI)'를 활용해 연구의 양·질을 측정하고 변수에 가중치를 반영해 AI연구지수를 산출했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정작 국내 대학들의 연구 성과를 빠뜨린 채 나왔다. SPRi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 내용을 담고 있지만 글로벌 추세 가운데 한국 대학의 AI 연구역량이 어떤 위상을 갖고 있느냐를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승환 SPRi 지능콘텐츠연구팀 책임연구원은 "본 연구에서는 국내 대학의 데이터가 모두 확보되지 않아 이를 제외했으나 향후 포함해 국내 대학들의 AI 역량 파악과 방향성 점검에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와 별개로 한국의 연구 성과를 주요 국가들과 견줬을 때 연구자 1인당 논문수와 같은 양적 측면은 주요국 평균대비 절반에 못 미치지만, AI분야 논문 인용지수와 같은 질적 측면에서는 중국보다 나은 것으로 평가한 연구도 있다.
앞서 한국의 AI분야 위상을 다루기 위해 작년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KPC4IR)가 '한국의 인공지능 분야 위상측정 연구'라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KPC4IR의 보고서는 1998~2018년 사이 한국,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의 연도별 논문현황을 조사했다. 한국의 연구는 양적으로는 주요국 평균 대비 아쉬움이 있지만, 질적으로는 중국 대비 나은 측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이전에는 미국이 선도적인 논문수를 지속적으로 보였으나 2008년부터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17년 연구개발자 1인당 논문수는 영국, 미국, 프랑스가 주요국 평균대비 높은 수치를 나타냈으나 한국은 평균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국가별 AI 분야 출판논문 인용지수를 비교한 결과, 한국의 FWCI가 중국보다 높았다. 이 보고서는 이에 대해 "중국은 양적인 수치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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