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엠퀴리'로 화장품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던 코오롱FnC가 지난 17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라이크와이즈'를 론칭하며 두 번째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코오롱FnC는 화장품 사업 전략을 수정해 라이크와이즈는 MZ세대를 겨냥한 수분 집중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로, 엠퀴리는 기술력이 바탕이 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원화해 뷰티 사업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엠퀴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문화와 트렌드에 맞춰 새롭게 패키지 등을 개선, 보완해 내년 2월 리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F는 지난 2018년 남성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를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 429’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떼를 출시했다.
한섬은 지난 5월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이를 토대로 내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구상이다.
패션업계가 화장품 사업에 눈을 돌리는 까닭은 시장 침체 때문이다. 최근 몇년 새 국내 패션 시장은 고가의 명품·하이엔드와 저가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온라인 편집숍이 양분화하며 중간 가격대의 국내 브랜드는 갈 곳을 잃었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로 국내 주요 패션 업계의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에 화장품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특히 패션과 화장품은 주 고객층이 겹친다. 신규 고객을 새롭게 발굴하는 것보다는 기존 패션 고객을 화장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화장품은 주요 타깃층이 겹치는 부분이 있어 마케팅 측면에서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시장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과거에는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려면 연구개발(R&D), 생산 설비까지 보유해야 해 발을 들이기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업체와 손을 잡으면 이러한 고민도 해결된다.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선례도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해 중국 시장에서의 인기를 토대로 2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웠다. 지난 2분기 기준 화장품 사업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하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 화장품 시장의 여건은 점점 악화하고 있어 흥행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 K뷰티 열풍에 레드오션으로 변한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급격히 침체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소비가 위축했으며, K뷰티 실적을 떠받치던 외국인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에 전통적인 화장품 대기업의 실적도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1808억원, 영업이익 3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67%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1조1350억원, 영업이익은 65% 줄어든 38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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