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코로나19 치료제 후보였던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의 항체치료제가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를 투약받고 극찬하기도 했지만, 안정성 우려가 제기되며 임상 추가 진행을 보류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리제네론은 인공호흡기 또는 고농도 산소 치료를 받고 있는 가장 심각한 상태(코호트 2~3단계)의 코로나19 중증 입원 환자들을 상대로 한 항체치료제 REGN-COV2의 임상시험 등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는 독립감시위원회(IDMC)는 리제네론 측에 "잠재적인 안전 신호"를 발견했다면서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에 대한 항체치료제의 임상시험 중단을 권고한다"고 통보한 데 따른 조치다. IDMC는 독립적인 전문가 단체로, 각종 임상 시험 기간 안전성과 효능을 모니터링한다.
다만, 리제네론은 저농도 산소 치료 환자나 산소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 입원환자(코호트1~1A 단계)와 외래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은 계속해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REGN-COV2는 REGN10933과 REGN10987 등 두 종류의 단일클론항체를 조합한 항체치료제로 지난 7월6일 미국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에 돌입했다.
항체치료제란 질병 완치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항체를 치료 대상 바이러스의 항원에만 결합하도록 분리해낸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기술이다. 2가지 이상의 단일클론항체를 조합할 경우에는 '칵테일 요법'이라고도 부른다.
항체치료제를 투약할 경우 인체 내에서 단일클론항체가 바이러스와 결합하면서 바이러스의 기능과 활동을 막아 독성을 낮추고 증식 작용을 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리제네론과 유사한 항체치료제를 개발 중이던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도 지난 26일 자사 치료제인 LY-CoV555가 중증 코로나19 입원 환자 치료에 약효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다만, 일라이릴리는 향후 증상이 가벼운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항체치료제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라이릴리와 리제네론의 잇따른 임상 부분 중단 결정이 전도유망하다고 여겨졌던 단일클론 항체치료제조차 가장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에는 약효가 없을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AID) 소장 등 미국 보건당국은 가장 빨리 출시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19 치료제로 항체치료제를 지목하기도 했으며, 지난달 2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를 처방받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약물을 투여받고 "즉각 상태가 좋아졌다", "믿을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의사들이 내 몸에서 이렇게나 빨리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찾을 수 없게 돼 놀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에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신의 선물'이라며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물론 치료 효과까지 갖췄다고 극찬해왔으나, 임상 결과 코로나19에는 아무런 효능도 없이 고혈압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오히려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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