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회가 우리나라와의 동맹관계를 자국 '외교 정책의 핵심'으로 규정한 결의안을 만장일치 채택했다. 동맹의 복원과 미국의 세계 리더십 복귀를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시대를 앞두고 양국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전체 회의를 열고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총 2건의 결의안을 구두 표결로 통과시켰다.
토머스 수오지 하원의원(민주·뉴욕)은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한국계 미국인의 공헌 평가'라는 제목의 결의안을 제출했으며, 아미 베라(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와 테드 요호 의원(공화·플로리다)은 '한미동맹의 상호-이익적인 글로벌 파트너십 전환'을 인정하는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수오지 의원의 결의안은 한국을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인권, 법치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으로 규정하면서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결의안은 이어 "한미동맹이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한국과의 외교·경제·안보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라 의원과 요호 의원의 공동 결의안은 한미동맹을 북한의 반복적인 위협에 맞서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의안은 "한국전쟁 발발 이후 70년 동안 한미동맹이 안보 관계에서 포괄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전환했다"면서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 중 하나일 뿐 아니라 미국의 동북 아시아 외교정책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양국 관계가 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인권과 법치라는 공동의 가치를 통해 지역과 세계 번영에 기여했다"면서 "코로나19 사태에서 한미가 협력한 것처럼 앞으로도 양국이 의학과 과학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구도 들어갔다.
베라 의원은 결의안 통과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한 한미 양국의 파트너십은 동북아 지역안보와 번영의 초석"이라면서 "향후 70년 동안에도 위대한 두 나라와 국민 사이의 강력한 파트너십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히 올해 코로나19 사태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에 상당한 규모의 마스크를 기증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친밀한 우정의 전형"이라고 추켜세웠다.
특히, 두 결의안 모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에 대해 미국의 호의적인 태도를 촉구하는 문구도 담았다.
수오지 의원의 결의안은 SMA가 "상호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다년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베라 의원과 요호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우선시해 상호 합의 가능한 조건에 도달할 것"을 촉구하면서 "주한미군 주둔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MA에서 지나치게 높은 분담금 증가율을 요구해오며 여러 차례 협상 타결에 실패했으며, 이에 '주한미군의 주둔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양국의 동맹관계 발전을 저해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앞서 지난 1월과 6월에는 미국 상원의회가 한미동맹 강화와 한국전쟁 70년 기념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해당 결의안들 역시 한미 양국이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며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 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힘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한미동맹이 장기적인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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