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살만하지" 공감능력 잃은 부동산 정책, 민심 불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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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11-25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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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거 문제 해결하겠다던 '미래주거추진단' 실정 반복

  • "공감·영혼 없는 얘기보단 실질적인 개선점 도출해야"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해 민심을 잃고 있다. 특히 여당 주도로 이달 초 출범한 미래주거추진단은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쏟아내면서 악재를 더하는 모습이다. 정부와 여당이 주거 문제에 관한 근본적인 공감 능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5일 YTN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한 조사에 따르면 11월 3주차(16~20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6% 포인트 하락한 42.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2% 포인트 오른 53%다. 특히 서울지역 지지율은 지난달 3주차 46.7%에서 한 달 만에 38.6%까지 큰 폭으로 내려갔다.

 

[자료 = 리얼미터]

이는 부동산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한 11·19 전세대책에 관해 “효과 없을 것”이라는 응답이 54.1%에 달해 “효과 있다” 39.4%를 크게 앞질렀다.

진보 정당인 정의당조차 지난 19일 정호진 수석대변인을 통해 “근본적인 처방이 없는 임시방편”이라며 “나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에 실효성도 낮고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여당의 실정은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이 최근 연달아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에 방문해 현실과 맞지 않는 인식을 드러내면서다.

앞서 진선미 미래주거추진단장은 다세대 임대주택을 둘러본 후 “지금 (제가) 사는 아파트와 비교해도 전혀 차이가 없다”거나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진 의원 본인은 서울시 강동구에서 실거래가격이 16억원인 래미안솔베뉴에 거주 중이기 때문이다. 역세권 입지에 단지 내에는 골프연습장에 헬스장, 사우나, 독서실 등 우수한 편의시설도 갖춰져 있다.

야당과 전문가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주거문제로 고통받는 당사자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내놓은 어설픈 공감에 그쳤다는 얘기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 시세가 폭등하는 바람에 국민이 짜증 내고 있는데 책임 있는 정책 당사자들이 쓸데없는 말로 국민을 더 괴롭히는 짓은 삼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A대학 부동산학과 교수는 “영혼 없이 긍정적인 얘기를 하기보단 다세대주택 내부는 괜찮은데 입지에 관한 고민이나 예산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등 실질적인 개선점을 얘기했어야 했다”고 평가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 주도로 주거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일 발족한 미래주거추진단은 아직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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