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국의 조기 출구전략 위험성을 경고했다.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면서 중국 당국이 출구전략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서다.
◆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 中 출구전략 모색 '시기상조'
세계은행은 23일(현지시각) '중국경제 보고서'를 발표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너무 이른 출구전략이나 과도한 긴축 정책은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중국 인민은행에 신중한 출구전략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이날 보도했다.
세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게 주요 이유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가 이제 겨우 막 회복세를 보이곤 있지만 여전히 침체에 놓여있어서 완연히 회복되기까지는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주요국에 다시 봉쇄령이 내려져 글로벌 경제 전망은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인민은행이 통화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시중 유동성을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재정정책도 점진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핵심은 전통 인프라가 아닌, 사회 민생 지출과 녹색 투자에 집중되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수요를 진작시키고,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했다. 내년과 내후년 전망치는 각각 7.9%, 5.2%로 내다봤다.
◆ 부채, 경제 불균형 문제 심각···中경제 구조개혁 촉구
중국은 올초 코로나19 사태 발발로 충격을 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특별국채 발행, 대출금리 인하, 세금 감면 등 각종 부양책을 쏟아냈다. 재정적자율도 역대 최고치인 3.6%까지 끌어올리며 돈을 풀었다.
덕분에 1분기 성장률이 -6.8%까지 고꾸라진 중국 경제는 바닥을 찍고 반등하며 2분기 3.2%, 3분기 4.9% 성장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부양책 여파로 중국의 부채는 기록적인 수준까지 증가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245.4%에서 올해 270.1%로, 올 들어서만 24.7% 포인트 급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부채 문제가 향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했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는 중국 경제의 불균형 문제를 더 심화시켰다며 이로써 중국 경제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기적으로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균형있고 지속가능한 성장 실현을 중국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 중국의 시장 개방도 촉구하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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