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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퍼드 병원에서 한 직원이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직후 두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보스턴 메디컬센터 종양학자인 호세인 사르저데이 박사의 모더나 백신 부작용 사례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평소 조개 알레르기가 있던 사르저데이 박사는 전날인 24일 해당 백신을 맞았고, 접종 직후 강한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했다.
당시 그는 현기증과 극심한 심장 두근거림을 느끼면서, 심장 박동수가 분당 150회까지 치솟았다. 접종한지 몇 분이 지난 후에는 혀가 뻣뻣해지고 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으면서 목구멍에서 평소 조개 알레르기가 일어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자 알레르기 응급 처치제인 에피펜(EpiPen)을 투약하고 응급실로 옮겨졌다. 사르저데이 박사는 응급실에서 스테로이드 등 여러 약을 맞았고 4시간여 만에 퇴원했다.
이와 관련해 모더나 측은 당초 24일 저녁 "개별 사례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지만, 다음 날 성명에서 "안전 의료팀이 이번 사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백신 접종 사업을 총괄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해당 정보를 다음 주 중 CDC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4일부터 미국에서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물질 'BNT-162b2'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총 6건의 알레르기 부작용이 보고됐다.
지난 1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공개한 모더나 백신 검토 보고서에선 임상시험을 통해 백신 투여자와 위약 투여자의 각각 1.5%, 1.1%가 알레르기 등 과민반응을 보였으며, 이는 일반적인 백신 부작용 발생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에모리대 알레르기학자인 메린 커러빌라 박사 역시 "이미 미국에서 110만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했으며, 이 중 심각한 알레르기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여전히 드물다"면서 "백신 부작용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모더나 백신 3상 임상 참가자들 일부의 부작용 경험담을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8월 모더나 백신 임상 3상에 참여했던 68세의 퇴직 간호사 조슬린 에드워즈는 2차 접종 후 24시간가량 엄청난 오한과 심한 목 통증, 두통이 찾아왔고 온몸의 관절이 아팠다고 증언했다. 체온은 최고 39도까지 올랐고 엄청난 양의 땀을 흘려 체중도 약 1.4㎏ 줄었지만,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난 후엔 증상이 완화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거주하는 48세의 간호사 에이미 워런도 비슷한 시기 2차 접종을 받고 오한과 발열, 심한 관절·근육통을 경험했다고 한다. 워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다음 날 직장에 병가 신청을 하지 않아 고생했다"면서 "당신과 가족의 생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후유증이 가혹하더라도 백신을 접종받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WSJ는 이와 같은 후유증이 정상적인 반응이며 좋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캔자스시티 제약연구센터 소속 의사인 제드 어빈은 WSJ는 "그런 후유증이 나타난 경우엔 대조군용 가짜 약이 아닌 진짜 백신을 맞았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폴 드브렉스 피츠버그대 백신 연구센터 소장은 "체내에 무언가 다른 게 들어왔다고 신체가 보내는 좋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과 미국 의약당국은 화이자 등의 백신 접종 후 일정 정도의 과민반응은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라는 평가를 내렸지만, 혹시라도 모를 부작용에 대비해 평소 급성 알레르기 쇼크인 '아나필락시스' 전력이 있는 경우 접종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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