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낙인 남았는데…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로 역풍

  • 남양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주장

  • 질병청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 어려워”

  • 주가 한때 폭등·매장선 불가리스 매진 사태

남양유업이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불가리스 풍자 이미지.[사진=온라인커뮤니티]


남양유업이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양유업의 주가가 폭등하고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는 해당 상품이 매진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과학연구원은 지난 13일 서울 청파로 LW컨벤션에서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개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발효유 완제품이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주장했다.

박 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가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은 “특정 식품의 코로나19 예방 또는 치료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람 대상의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잘 통제된 사람 대상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그 이후에 공유할 만한 효능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라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사진=남양유업]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불가리스 매진 사태가 벌어졌다.

쿠팡에서는 불가리스 딸기맛, 떠먹는 불가리스 복숭아맛 등 일부 품목이 일시품절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마트에 갔더니 불가리스를 싹쓸이해 갔다”, “편의점에도 올(All) 품절이더라” 등 글이 게재됐다.

해당 사태에 남양유업 주가도 출렁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남양유업은 전날보다 5.13% 내린 3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전날보다 17.11% 뛰어오른 44만5000원에 시작해 장 초반 28.68% 급등한 48만9000원까지 오르며 상한가에 근접했으나 이후 하향 곡선을 그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가조작 아니냐”, “백신 필요 없이 집마다 불가리스를 돌리면 되지 않느냐”, “자작극 아니냐” 등 비판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은 영업사원에 대한 폭언과 갑질, 대리점 밀어내기, 경쟁 업체 비방 댓글 달기 등 크고 작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며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2018년 6024억원이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9년 5469억원, 지난해 5078억원으로 감소세다. 지난해 7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 등 오래 쌓인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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