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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KB국민은행]
이는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억700만원보다 5억원가량 오른 수준이다. 그동안의 추이를 보면 2018년10월 8억원을 넘긴 뒤 지난해 3월 9억원을 돌파했다.
9억원에서 10억원으로 넘어가는 데에는 불과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고, 10억원에서 11억원으로 뛰는 데 7개월이 걸렸다. 집값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집값 상승폭이 줄어들었다며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했음에도 이처럼 집값이 급격히 뛰는 이유는 복리와 같은 성격 때문이다.
예컨대 상승률이 똑같이 2%여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8억5000만원이던 2019년 12월에는 1700만원가량 오르고, 11억원인 지금은 2200만원 오르는 식이다.
이달 기준 경기도 평균 아파트값은 5억1161만원을 찍어 처음 5억원을 넘겼다. 지난 2016년1월 3억원을 넘긴 후 4억원을 넘기기까지 4년6개월이 걸린 반면, 4억원에서 5억원은 불과 9개월 만에 달성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경우 지난달 처음 6억원을 넘긴 후 이달 6억1400만원으로 442만원 올랐다. 직장인 평균 월급 314만원을 모두 모아도 따라갈 수 없는 상승세다.
강남 아파트 전셋값은 올해 2월 평균 7억원을 넘긴 후 이달 7억1400만원으로 뛰었다. 한강 이북 14개구는 평균 4억9627만원이다.
가파른 아파트값 상승세 영향으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기간은 급격히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KB아파트 PIR은 12.8년이다.
PIR(가계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은 KB국민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대출자의 중위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중위가격 집을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2분기 PIR이 8.8이었다. 이 통계를 처음 산출한 2008년 1분기에 7.4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4년 사이에 소득-집값 격차가 극심해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동소득으로는 집값 상승세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 다주택자는 대거 증여에 나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거래 현황(신고일자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증여는 812건으로, 전달(129건)과 비교해 6.3배나 급증했다.
이런 증여 규모는 부동산원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13년 1월 이후 2018년 6월(832건)을 제외하면 둘째로 많은 수준이다.
서울 전체로 보면 지난달 증여 건수는 총 2019건으로, 전월 933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 기준으로는 1만281건으로, 전월 6541건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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