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공군 이모 중사 사건으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쇄신을 약속했지만, 13일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재임 기간 중 7번째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5월 27일 발생했다. 최초 신고는 지난 7일 접수됐다. 사건 발생에서 신고 접수까지 두 달여의 시간 차가 나는 이유에 대해 해군은 "피해자가 사건 발생 당일 주임상사에게 보고하면서 일절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에 성추행 사건이 최초로 보고된 건 지난 11일이다. 사건발생 시점으로 따지면 76일 만이다. 피해자는 서 장관과 부 총장이 사건 보고를 받은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피해 여중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주원인이 '2차 가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성폭력 피해 해군 여중사와 유가족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피해 여중사는 지난 3일 부모에게 보낸 문자에서 "(가해자가) 일해야 하는데 자꾸 배제하고 그래서 우선 오늘 그냥 부대에 신고하려고 전화했다"며 "제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성폭력 가해자는 사과하겠다며 피해 여중사를 불러 술을 따르게 했는데, 피해 여중사가 거부하자 "술을 따라주지 않으면 3년 동안 재수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악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는 전날 가해자 B 상사에 대해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이날 중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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