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마포구 모텔 방화범 징역 25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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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2-01-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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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범 조씨.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의 모텔에 불을 지르고 혼자 도망가 투숙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에게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씨(71)의 상고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 환경, 피해자들과의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징역 2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조씨는 지난 2020년 11월 25일 새벽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모텔에 불을 질러 투숙객 14명 중 3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조씨는 술에 취한 채 객실에서 난동을 피웠고, 자신을 제지하던 모텔 주인에게 술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조씨는 미리 챙겨둔 책과 자신의 옷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객실과 모텔 전체에 불이 번지도록 했다. 불길이 커지자 조씨는 혼자 건물을 빠져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1층에 머물고 있던 50대 피해자 1명과 40대 피해자 2명이 숨졌고, 다른 피해자 5명은 일산화탄소 중독 등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이미 현주건조물 방화미수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세 차례 선고받았다. 심지어 집행유예 기간 도중 이 같은 범행을 했다.

조씨는 1심에서 자신이 불을 지르지 않았고 불을 질렀더라도 인명피해를 낼 고의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화재 조사 결과와 경찰 수사에서 조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조씨의 자백 내용은 방화의 구체적인 방법, 이후의 상황 등에 관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할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라며 "범행 당시 모텔에 숙박하고 있는 사람이 다수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조씨는 입장을 바꿔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1심 선고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2심은 조씨에게 비슷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1심보다 형량을 높였다.

2심은 "조씨는 술에 취하면 행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습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절제하지 못하고 갈수록 위험한 행동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태어져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벽에 불을 지른 후 도주하다가 인근 편의점 종업원에게 단지 본인이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119 신고를 부탁했을 뿐"이라며 "피해 확대를 막기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도 않았다"며 1심보다 높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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