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만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부동산시장도 냉기류가 서서히 감돌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1월 27일 한국부동산원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시세가 지난주 대비해서 0.01% 하락했다. 추단하긴 이를 수 있지만 1년 8개월 만에 하락 전환으로 방향을 틀은 셈이다.
물론 급격한 인플레이션 현상과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 인상이 예고됐기 때문에, 자산 가격의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바였다. 문제는 주식시장의 단기간 낙폭이 너무 크고 속도도 미처 대응이 힘들 만큼 너무 빨랐다는 것이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과 미국과 중국의 대립,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지정학적 위험까지 심상치 않다.
이에 회원권시장에선 자산시장의 파급효과가 회원권시장에 어떤 영향으로 전개될지 관련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내 정중동(靜中動)의 분위기가 간파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말 연초 상승 기대감이 컸기에 최근까지 손바뀜이 활발했고 투자수요 외에도 연말 회기를 거친 법인업체들의 대기수요가 여전히 밀려 있었던 분위기 탓이다. 그러니 급격한 증시의 변동이 있더라도 매입 자체는 미룰 수 있겠지만, 회원권 사용을 위해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미리 매각을 단행할 수도 없는 여건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과거와 다른 수급변화가 구조적으로 지속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대중골프장 편법운용 방지’ 정책에 따라 골프업계는 물론이고 회원권시장이 새로운 국면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일고 있다.
게다가, 작년 12월31일에는 김승원 의원이 대표 발의한 ‘체육시설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골자는 대중 골프장이 회원을 모집하거나 이용 우선권을 제공하는 판매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대중 골프장들의 골프장 이용료(그린피) 등의 요금 폭리로 소비자들의 권익과 진정한 골프의 대중화를 위한 조치의 일환이었으나 대중 골프장들이 발행하던 편법 회원권이 금지되자 파급효과는 회원권시장으로도 확대됐다.
이미,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67개가량의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되면서 회원권 개체 수의 22% 수준이 사라진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 골프장들이 분양했던 저가의 이용권과 채권·투자형 상품들은 시장의 틈새 역할을 자처했으며 결국, 비싼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중 골프장들 회원권 분양이 어렵게 됐으니 폭등한 그린피도 부담스럽고 소비자로서는 정통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권을 매입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니 자연스레, 수급 여건은 항시 매물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올 법하다.
그렇다면 설 이후의 전망은 어떨까.
무엇보다 자산시장이 극도로 불안한 노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당분간 외부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회원권시장에서도 신중한 매매가 요구된다. 그렇다면 투자성향의 거래는 주춤할 듯싶지만 앞선 내용처럼 수급 상황에서 매물 확보도 어려워진 만큼, 종목별로 차등을 고려하더라도 막상 매수·매도 양쪽 모두 힘겨운 답보상태가 지속할 여지도 있다.
또한, 외부 자산시장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히려 강화되면, 투자성향의 거래자들의 고점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도 물론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주로 고가의 소수 회원제보다는 회원 수가 많은 중·저가 종목들이 우선 시세 하락의 타깃 될 수 있기에 사태의 추이를 충분히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
다만, 이상의 블랙스완 격의 돌발악재가 아니라면 회원권이라는 내재가치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외견상 시세가 과거에 비해 많이 상승했지만 에이스회원권 지수(ACEPI)기준으로는 2008년 3월 최고점이던 1715.3 포인트에 비해, 1월 28일 지수가 1288.9 포인트로 약 24% 낮은 수준에 여전히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과거보다 수급 상황이 시세 상승에 유리한 구조로 변모해 있지만 아직은 전 고점을 탈피한 상황이 아니라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
이를 전제로 에이스회원권에서 2008년 3월과 2022년 1월을 기점으로 338개 종목의 시세변동을 동시에 확인해봤다. 전체 평균가로는 14% 수준 과거 고점보다 저평가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지역별로는 금융위기 이후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수도권의 상승 여력이 높고 영남권과 제주권은 과거 고점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총사업비 약 9조6000억원 및 총 128㎞ 거리로, 서울(구리)·안성 구간은 올해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고 이후 전 구간이 연결되면 세종시까지의 소요 시간은 기존보다 75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분기점을 고려한 수혜지역은 경기 광주 지역과 용인, 그리고 안성, 충북 진천과 오창, 세종까지 광범위하게 걸쳐 있고 근교에 있는 골프장들은 수도권에서 이동 시간이 골프장별로 20~30분씩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사단법인이나 주주제로 운영하는 특수종목의 인기도 높을 전망이다. 코로나19 특수를 올라탄 골프장들의 그린피가 전무후무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인데, 해당 골프장들은 회원들이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운영진을 선출하는 특수성에 비춰 볼 때, 결국 중요한 운영원칙 중 하나가 회원들의 권익 보호다.
그러니 회원들에게 불합리한 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구조상 쉽지 않아 이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고, 정기주총이 열리는 기간을 앞두고 있어 운영권 확보를 위한 경쟁에 시세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