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충돌..."시대적 요구" vs "합의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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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2-03-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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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구 획정 지연...與 "늦어도 이달 내 처리"

여야가 16일 기초의회의원 중대선거구제 도입 문제를 두고 부딪쳐 6·1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당제 정치' 전환을 위해 기초의회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된 중대선거구제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오는 18일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 지어달라고 국회에 요청한 상태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 및 국민의힘 정개특위 위원들이 1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정개특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광역의원 정수조정 및 선거구획정 지연에 대한 입장문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민 의원, 강대식 의원, 정점식 의원, 조 의원. [사진=연합뉴스]


◆국힘 "선거구제, 여야 합의되지 않은 사안"

양측 갈등의 포문은 국민의힘이 열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초의원 선거구제 문제는 대선 직전에 선거전략 차원에서 돌출한 사안이라는 점이나 내용상의 문제점과 부적합성을 차치하고라도, 여야 간에 의제합의가 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제20대 대선 기간 정치개혁을 고리로 사실상 국민의힘을 제외한 모든 당에 다당제 실현을 위한 정책 연대를 제안했는데 이때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안건이 정개특위 의제에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지방의원 정수조정과 선거구획정 사안을 처리해줄 수 없다고 하고 있다"며 "광역의원 정수조정과 선거구획정 건은 특정 정당에 유불리가 있는 정파적 사안이 아니라,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서 국회 차원에서 조속히 대안을 마련해서 처리해야 하는 공적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야 모두에 처리의 책임이 있는 사안이지 특정 정당의 당파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가 의제합의도 되지 않은 기초의원 선거구제 문제를 들고 나와 광역의원 정수 및 선거구 문제와 연계시켜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대선투표 직전에 내던진 기초의회 선거구제 변경 건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 안인지 정략적으로 던져본 사안인지 확인해달라"며 "진정성 있는 사안이라면 왜 여야 지도부 합의문에 이 사안을 넣지 않았는지, 정개특위 운영과정에서 왜 일언반구 제기가 없었는지 해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진짜로 이 제도를 개혁이라고 생각하고 꼭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면, 먼저 원내지도부가 만나서 의제협의를 해달라"면서 "시한을 도과하면 지방의회 선거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이 사안은 당초 제1 소위에서 의견 접견을 본 안을 기초로 해서 조속히 처리하도록, 소속 당 정개특위 위원들께 방침을 정리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민철·정춘숙·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정치개혁특별위원(왼쪽부터 순서대로)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기초의원 소선거구제 회귀 법안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정의, 국힘에 "시대적 요구 거슬러"

이에 정개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맞불을 놨다. 의원들은 "민주당은 87년 개혁 이후 35년간의 급격한 대한민국의 변화를 담아내는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국민께 제시하며, 기초의회부터 '국민을 닮은 다당제 정치'를 구현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이러한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과 시대적 소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을 선택한 국민의힘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의힘은 박성민 의원이 발의한 기초의원 소선거구제 회귀 법안을 바탕으로 정치 기득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처사"라고 꾸짖었다.

또 "(국민의힘은) 지방의회의원 선거구를 획정함에 있어 인구비례의 원칙에 따라 투표가치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인구편차를 4:1에서 3:1로 바꾸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터무니 없는 광역의원 정수 조정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협상장에 돌아올 것을 요구했다.

김영배 의원은 성명서 발표 이후 "(국민의힘이)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다면, 즉 민주당이 촉구하고 있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안을 기본적으로 수용하되 그에 대해서 일정하게 수정안을 내야 맞는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정개특위 안건으로 합의된 바 없다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서도 "여야 간사, 또는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작성하지 않은 안건들도 이미 (정개특위에서) 다수 처리했거나 계류 중"이라며 "더 이상 국회가 직무를 유기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은 소선거구제 주장을 철회하고 다당제와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늦어도 이달 안에 정개특위를 열어 관련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의당도 이날 오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양당만을 선택지에 올려놓는 선거제도가 다원적 민주주의를 해치는 원인이라는 것이 이번 대선에서도 여실히 밝혀졌는데 국민의힘은 그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닫고 권력에 대한 그릇된 탐욕을 보였을 때 그 정권이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국민의힘은 벌써 잊었나 보다"라고 각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서도 "말로만 정치개혁이 아니라 다당제 연합정치에 대한 의지를 실천으로 보여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다당제를 통한 대화와 협력의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뜻이 이번 지방선거부터 실현될 수 있도록 정의당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촉구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들의 기자회견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한 뒤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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