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정제마진 폭증에 1분기 실적 역대 최고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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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4-03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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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은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정유사들의 원유 재고평가이익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전주(7.76달러)보다 6.11달러 높아진 배럴당 13.8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7.7달러로 지난해 1분기 1.8달러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졌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순수 금액을 말한다. 유가가 상승하면 정제마진이 늘어나는 구조다. 보통 정제마진 4달러를 수익 분기점으로 삼고 있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유가 하락세에 2020년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간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도 배럴당 1~2달러 수준에 머물렀으나 하반기부터 산유국들이 공급 조절에 나선 결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 개선과 함께 정유사들은 유가 상승에 저유가일 때 사들인 원유비축분 가치가 올라가 재고평가이익도 따라올 예정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올해 1월 초 배럴당 76.88달러에서 3월 말 107.71달러로 약 40% 급등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최소 50%부터 최대 80% 이상까지 영업이익 급증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순수 정유업체인 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했다. 에쓰오일의 이전 최대 분기 실적은 2008년 2분기 7041억원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업계가 예상치 않은 이익 증대에 표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라며 “그러나 이번 상승세가 특수환 환경에서 비롯한 결과라 이른 시일 내에 전쟁이 종식한다면 국제유가가 곧바로 안정화하면서 제자리를 찾는 등 단기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1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사업 순익이 대규모로 개선되는 것은 맞다”면서 “유가 급락 가능성도 있어 이러한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정적인 흐름을 가져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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