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필두로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인상하며 제로 금리 종결을 알렸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이후 첫 금리 인상이다. 또한 앞으로 열릴 6차례 FOMC 회의에서 연속적인 금리 인상과 더불어 1~2회 정도는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도 이뤄질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 중이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돌입하면서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신흥국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들은 더욱 빠르게 이탈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수익과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를 따져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혜는 금융업종이 1순위다. 또한 수익률 변동성이 낮아 안정적인 배당주에 대한 관심 역시 필요하다.
◆금리 상승기엔 단연 금융주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동결한 바 있다. 지난해 8월부터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5월을 기점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두 차례 인상을 통해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1.75%로 올릴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업종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KRX금융업종 지수는 432.19로 마감하며 지난 2월 말(415.80) 대비 3.94%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50%) 대비 두 배를 넘는다. 미국 긴축 강화 우려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과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 금리를 이용하겠다는 매파적 발언이 더해진 결과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들도 순이자마진(NIM)을 통한 이익 확대로 이어진다. 최근 잇단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가능성이 더해진 만큼 금융주의 이익 개선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의 금리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NIM이 상승할 전망”이라며 “신규 수신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신규 대출금리 상승 폭을 상회하고 있지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널뛰는 주가···안정적 수익 노린다면 배당주 주목
글로벌 주식시장이 변동성 흐름을 나타내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기대되는 배당주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올해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배당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익 대비 주가가 높은 기업들의 상승력은 낮아진 반면 본격적인 이익 개선 업종과 그간 충실한 배당에 나서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영 베어링자산운용 펀드매니저와 최상현 에쿼티 헤드는 “경제 회복 지연으로 외면받던 우량 배당주의 저평가 매력은 서서히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꾸준한 실적 개선에 힘입어 꾸준하면서도 투명하게 배당 정책을 강화한 기업들은 밸류에이션 레벨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인플레이션 구간에서 배당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올라간다”며 “수익률 구성 요소에서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 멀티플(기업가치 개선)의 기여도가 하락하는 대신 배당 수익률의 기여도는 견조하게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당은 명목(nominal)의 성격을 갖고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다고 박 연수원은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