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만난 테크] "하이브리드 업무가 새 표준…기술로 직원 만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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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4-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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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장·인력·기술이 전 세계 중견기업의 3대 경영 우선순위로 지목됐다. 이 가운데 중견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들이 '인력'을 우선시하는 비율이 전년 대비 51% 증가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조직 내 노동력과 인재 확보·유지 문제가 커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중견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가 이를 위한 효과적인 정보기술(IT)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4일 IT시장조사기업 가트너는 '2022년 중견기업 CIO에 대한 CEO의 기대사항'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가트너는 매년 진행하는 기업 CEO와 경영진 대상 설문조사에서 비즈니스 우선순위로 중견기업이 인력을 언급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고, 향후 6~12개월간 경영진이 CIO에 집중해 달라고 요구하는 분야 중 21%는 '사이버보안'을 꼽았다고 밝혔다.

가트너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성장은 CIO가 수익을 창출하는 디지털 제품을 발굴하고 활용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면서 "중견기업 CIO는 IT 전략 계획이 CEO의 요구에 맞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 노동력 관련 문제에 대한 관심도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직원들이 비즈니스 성공에 필수적인 방식으로 일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디지털 업무 공간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력' 문제가 경영 우선순위 3대 요소에서 2대 요소로 급부상

향후 2년간 중견기업 CEO의 경영 우선순위 3가지 [자료=가트너]

3대 비즈니스 우선순위 가운데 인력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사가 급부상했다. 중견기업 CEO 가운데 향후 2년(2022~2023년)간 비즈니스 우선순위로 '성장(growth)'을 언급한 비율은 45%를 나타냈다. 전년도 같은 조사항목의 비율 55%보다 10%포인트 하락한 수준이고, 양적으로는 전년 대비 18% 감소한 결과다. 반면 중견기업 CEO가 우선순위로 '인력(workforce)'을 꼽은 비율은 36%를 나타내, 전년 대비 10%포인트 상승했고 양적으로는 51% 증가했다. 우선순위로 '기술 관련(technology-related)' 요소가 선택된 비율은 전년 대비 1%포인트 하락한 35%를 나타냈다. 가트너는 "(비즈니스 우선순위) 분석을 상위 5대 항목으로 확장하면, 경영진들이 전체 항목 가운데 인력을 언급한 사례(64%)가 성장을 언급한 사례(56%)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중견기업 응답자 중 40%가량이 코로나19 이후의 경력을 재평가함에 따라 직원 퇴직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응답했는데 이 추세의 주된 이유는 직원들이 2년 동안 재택근무를 한 후 직장에 복귀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면서 "일하는 장소와 시간에 대한 자율성은 근속·이직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사 담당자는 급여·위치·유연성 등 모든 인재 확보·유지 요소를 평가하고 기존 인력과 잠재적 입사자에 대한 가치 제안을 새롭게 짜야 한다. 가트너는 "기술은 또한 직원 성취를 촉진하는 조건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재택근무제와 사무실 출퇴근제가 혼합되는) 하이브리드 업무가 새로운 표준이 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와 매력에 영향을 미치는 매력적인 직장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제공되는 IT가 자기 일을 돕는다고 생각하지 않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2020년 가트너 디지털 마찰 조사(The 2020 Gartner Digital Friction Survey) 결과 직원의 3분의1만이 자신이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 업무에 생산적이고 힘을 실어 주며 쓰기 쉽다고 여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이브리드 업무 체제가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업무에 관련된 도구를 포함한 기술적인 수단이 앞으로 직장을 결정하는 요소로 고려되는 비중도 더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가트너는 "CIO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기술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 "직원이 일하고 결정하는 방식을 최적화하는 차별화된 직장 경험을 제공하는 능력이 최고의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 투자를 통한 성장 기대치 높아져…"최고의 수단은 기술"

중견기업 경영진들이 디지털기술이나 IT를 활용해 추구하는 성장 전략 유형 [자료=가트너]

가트너는 이 설문조사가 신성장 동력에 대한 지향점과 디지털 투자를 통한 수익 증대라는 중견기업의 기대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기존 소비자와 신규 소비자 모두를 대상으로 신제품과 개선된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을 통해 수익을 늘리는 전략을 취한다. 각 지역과 지역경제에 밀착된 중견기업의 경우 대기업보다 시장 확장 기회가 더 많은 것으로 인식된다. 반면 가트너는 설문조사에 응답한 경영진들이 신규 소비자 창출을 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확장하고자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트너는 "중견기업 CIO는 대규모 환경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확장하고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 역량을 구축해 이런 성장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경영진들은 점점 더 디지털 투자가 수익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2022년 가트너 CIO 및 기술임원 대상 설문조사(2022 Gartner CIO and Technology Executive Survey)에서 가트너는 응답자들에게 "귀사 조직의 총매출 가운데 디지털 판매 수익으로 간주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고, 중견기업 응답자의 절반가량(49%)이 전체 매출의 1~20%를 디지털 판매 수익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가트너는 CIO가 경영진과 함께 신규 디지털 수익원을 창출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개인소유 또는 가족기업(Famliy-owned company)의 투자 성향은 다른 체제로 운영되는 기업들과 구별된다. 가트너는 "어떤 비상장 기업에선 매출 증대보다 이익률이 더 높은 우선순위에 있다"면서 "가족기업은 더 위험하지만 더 큰 성장기회에 투자하기보다 핵심 사업과 제품 생산라인의 효율성 개선을 선택하곤 한다"고 지적했다.

가트너의 '2022년 중견기업 CIO에 대한 CEO의 기대사항' 보고서에 인용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5%가 비즈니스 우선순위로 기술을 꼽았다. 경영진이 기술을 내부 생산성과 운영 개선 수단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장의 수단으로 바라본다는 점을 시사한다. 지난 2년간 여러 산업의 기업이 사업 차질에 빠르게 대응하고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원격업무, 원격상호작용, 온라인 디지털채널을 구현해야 했다. 가트너는 "사태가 진정되자, 신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 요구에 신속하게 적응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대다수 기업 경영진들이 인식했다"고 묘사했다. 가트너가 어떻게 IT역량을 활용한 성장을 추구할 것인지 묻자 중견기업 임원 중 절반이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변화 속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34%는 이 전략과 속도가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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