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발사 성공에 "이제 우리 대한민국 땅에서 우주로 가는 길이 열렸다"며 손뼉을 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영상회의실에서 참모들과 함께 발사 생중계를 지켜보고 "30년간의 지난한 도전의 산물이었다"며 "이제 우리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우리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우주로 뻗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연구진, 함께 과제를 진행한 관련 기업과 산업체 관계자, 정부 부처 직원 등을 일일이 언급하고 "여러분의 노고에 대해 국민을 대표해서 치하드린다"며 "고맙다.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의 항공우주 산업이 이제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국가로서, 더욱 우주 강국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자"며 "정부도 제가 공약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항공우주청을 설치해 항공우주 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항우연 등에 따르면 누리호의 1, 2, 3단 엔진 모두 정상 연소됐고, 페어링도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누리호에 탑재된 성능검증위성 분리와 남극세종기지를 통한 위성 교신 등도 모두 성공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 7번째로 1톤(t) 이상의 실용 인공위성을 우주 발사체에 실어 자체 기술로 쏘아 올린 우주 강국 반열에 올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대한민국 과학기술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순간에 서게 됐다"며 "오늘 오후 4시에 발사된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투입돼 성능검증위성을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궤도에 안착시켰다"면서 발사 성공을 공식 확인했다.
정부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사체 기술을 집중 육성, 2030년에는 차세대 발사체를 활용한 달 착륙 검증선을 발사해 성능을 확인한 뒤 2031년에 달 착륙선을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발사 장면을 지켜보는 계획도 검토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을 최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들이 발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용산 대통령실에서 누리호 발사를 응원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 발사 실험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했다가 연구진을 오히려 방해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누리호는 이륙 후 모든 비행절차를 수행했지만, 3단 엔진이 예상보다 빨리 꺼지면서 모사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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