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이하 아파트 품귀] 상반기 서울 아파트 거래 38% 6억 이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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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7-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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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아주경제DB]

“구로구와 금천구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고 있습니다. 주거비가 계속 오르고 있어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계속 고민 중이에요.”(금천구 거주 40세 박모씨)
 
금천구에서 6년째 전세를 살고 있는 박씨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80%까지 완화된다는 발표를 보고 6억원 내외의 아파트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6억원 이하 아파트는 매물이 적고, 있더라도 주거 환경이 성에 차지 않아 고민에 빠져있다.
 
상반기 매매거래 이끈 6억원 아파트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이끌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건수는 총 7497건이다. 이 가운데 6억원 이하 거래 건수는 2821건으로 전체 37.6%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30.4%였는데 7.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7.9%에서 올해 21.4%로 6.5%포인트 떨어졌다.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는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론이나 무주택 실수요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등을 적용받을 수 있는 기준이다. 6억원 이하 아파트는 서민들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파트로 꼽힌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가 오르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담대가 전면 금지되는 15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올해 거래 비중은 17.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5.7%에 비해 소폭 상승한 수치로 15억원 초과 주택은 담보대출이 되지 않는다. 이에 상대적으로 15억원 이하 주택에 비해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덜 받았다.
 
이 가운데 실거래 가격 3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2%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4.1%를 기록해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5년 새 62%→7%로…매물 찾기 힘든 6억원 아파트
5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는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어렵지 않았다. 이른바 강남구(7.5%)와 서초구(6.5%)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을 수 있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의 6억원 이하 아파트는 9만2013가구로, 10만 가구를 밑도는 상황이다. 부동산R114의 전체 시세 조사 대상 아파트 121만2897가구의 7.6%다.
 
2017년 5월 말 조사 기준 서울 6억원 이하 아파트는 78만7277가구로 전체 127만5928가구의 62.7%를 차지했다. 절반 이상이 6억원이 넘었다.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으로 불리는 지역에서는 95% 이상이 6억원 이하 아파트였다. 중랑구, 성북구 등에서도 해당 비율은 95%를 넘었었다.
 
현재 대통령실 이전 호재 덕에 집값이 오르고 있는 용산구는 당시 21.8%가량의 아파트가 6억원 이하였다. 강남3구인 송파구에서도 4채 중 한 채(25.6%)는 6억원 이하였다. 현재 노원구(21.9%)와 금천구(25.9%) 수준과 비슷하다. 특히 5년 전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48.7%였던 성동구에는 단 한 가구도 남지 않았다.
  
매매 시장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급감한 것은 최근 5년간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7년 5월 대비 62.4%나 올랐다.
 
금천구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는 젊은 층이 종종 온다”며 “다만 전용 59㎡를 기준으로 보면 6억원 이하 아파트는 대부분 나홀로 아파트거나 입지가 좋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홀로 아파트 같은 경우 아무래도 주거환경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은 아니라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직방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연 7%가 될 경우 서울의 전용 84㎡ 아파트(평균 매매가격 12억8582만원 기준)의 월 대출 상환액은 291만원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 59㎡(평균 매매가격 9억4604만원 기준)는 246만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금리상승의 영향을 받아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면서 비교적 고가인 아파트를 살 수 없게 된 것”이라며 “서울에 똘똘한 한 채에 투자하려는 사람이거나 교통과 교육 등으로 인해 서울에 집이 필요한 수요자가 저렴한 아파트라도 산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이달부터 시행된다. 그러나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으로 인해 대출 가능액에 맞는 매물 자체가 부족하고, 금리 인상 여파까지 겹치며 규제가 풀려도 사실상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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