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별사면 복권 후 처음으로 공식 대외 행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초격차 기술력’을 거듭 강조하며 기술 중시 경영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반도체 태동지서 "새로운 도전 시작"...기술 중시 지속성장 주문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이병철 선대회장의 말씀을 되새기며,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 후 귀국길에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밝히는 등 위기 속 경쟁에서 살아남을 길은 오로지 기술력뿐임을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기공식 슬로건도 이 부회장이 언급한 바와 동일하게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든다’고 내걸고,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해 반도체 사업에서 또 한번의 큰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선언했다.
행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DS부문장, 정은승 DS부문 CTO,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2028년까지 약 20조원 투자...첨단 R&D단지 조성
삼성전자가 기흥에 새로 건설하는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약 10만9000㎡(3만3000여 평) 규모로 건설되며,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흥 R&D 단지는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흥 R&D단지 건설은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국내외 소재·장비·부품 분야 협력회사들과의 R&D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력회사들과의 R&D 협력은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우수 반도체 연구개발 인재 육성으로도 이어져,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이날 일부 장비·소재 협력회사들은 기공식을 축하하며 미래 반도체 기술 협력을 이어 나가자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이 부회장에게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 전략을 보고하며“우수한 연구개발 인력들이 스스로 모이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통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R&D단지 기공식 현장 스케치 [제공=삼성전자]
임직원 간담회서 경청·소통...DS부문 사장단 회의서 '리스크 점검'
이 부회장은 기공식 이후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의 간담회 및 DS부문 사장단 회의도 가졌다.
간담회에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2020년 8월 수원사업장 '워킹맘' 직원들과의 간담회 이후 만 2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직원들의 건의 사항을 경청한 뒤 직접적으로 소통할 기회를 점차 늘려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반도체연구소에서 열린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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