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갈등에 시장 침체까지…올해 4만 가구 예정됐던 서울서 단 10%만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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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9-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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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15% 이어 올해도 서울 분양 연기多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노원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지역에 역대급 거래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분양도 가뭄을 겪고 있다. 분양가 산정 등을 원인으로 한 조합 내홍과 함께 시장 침체 까지 이어지며 분양 시기를 조절하는 현장이 늘어난 영향이다.
 
20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예상 분양 물량(민간 분양)은 4만8589가구였지만 지난 5월 5월 현재까지 분양한 물량은 4972가구(10.24%)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서울에서 민영 아파트 분양이 4만4722가구가 예정됐으나, 실적은 6876가구(15.4%)에 그쳤다.
 
올해는 분양 시장이 더 좋지 않다. 지난해 서울은 부동산 열기에 힘입어 미분양이 사실상 없는 수준으로 유지되며 언제 내놓더라도 완판에 무리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서울에서는 대단지거나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조차 미분양 됐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분양 시장 침체로 인해 수요자들이 줄고 있어, 분양시점을 조정하는 단지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최근엔 원자잿값 상승 및 분양시장 침체로 건설사들 사이에선 오히려 사업을 안 하는 게 이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해 분양한 북서울자이폴라리스(1045가구), 한화 포레나 미아(497가구) 등은 1차 모집에서 주인을 찾지 못했고 결국 재공고를 내야 했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달보다 서울은 9.2포인트 내린 59.0으로 집계됐다.
 
주산연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분양물량이 큰 폭으로 줄 것으로 조사됐다”며 “분양가상한제 개편 예고와 대규모 단지 위주로 공급 일정이 미뤄지면서 계획했던 분양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분양을 미루고자 하는 사업자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엔 대형 정비사업 물량이 많았는데 해당 사업지에서 분양가와 공사비 관련한 갈등이 발생했다. 분양이 미뤄진 주요 단지는 이문 3구역 재개발(4321가구)와 동대문구 이문 1구역 재개발(3069가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1만2032가구) 등이다. 이들 모두 올해 안에는 분양을 계획했으나 아직 명확한 분양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조합원들이 원하는 수준에서 분양가 산정이 힘들어지자 사업이 미뤄지고, 조합 내 갈등, 공사비 상승 등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또한 단군 이래 최대 규모라고 불린 둔촌주공 사업 갈등의 주된 원인은 공사비 증액에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최초 공사비는 2조6000억원이지만, 2019년 12월 조합 총회, 한국부동산원(당시 한국감정원)의 두 차례 검증 등을 거쳐 2020년 6월 3조2000억원으로 증액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이 문제가 되면서 시공사업단과 갈등을 빚었으며, 이 과정에서 조합 내홍도 발생했다.
 
이문 1구역 재개발사업은 분양가 산정 문제로 일반분양 일정이 밀리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착공해 가을께 분양 계획이 있었으나 물가 상승 등에 따라 일반분양가를 조정하기로 했다. 이문 3구역은 시공사 교체 문제를 겪으면서 일반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고 분양가 등 문제로 시공사와 조합 간 협의가 지연되면서 주택 공급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실수요자 내 집 마련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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