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화 격차가 2022년 국정감사를 통해 다시 한번 민낯을 드러냈다.
17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2021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 자료에 따르면 박물관과 미술관 등 지방소재 문화기반시설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일반·전문인력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법에 따라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생활문화센터, 문예회관, 지방문화원, 문화의집을 문화기반시설로 분류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에는 3087개의 문화기반시설이 운영되고 있는데 전체 36.2%인 1118곳이 수도권에 위치해있다. 인구대비 문화시설은 인구 100만명 당 수도권 42.94개, 지방 76.35개로 지방에 더 많은 문화시설이 분포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전국 문화시설에 재직 중인 총 3만1935명의 직원 중 34.8%는 사서, 학예사 등 전문직원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이들 분포에 있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인근 지역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도서관과 달리 관광지의 특성을 띠는 박물관의 경우 1개 시설당 평균 이용자 수가 수도권 2만9885명, 지방 3만4609명으로 지방에서 5000명가량 높고 시설 수도 각각 288개, 612개로 두 배 이상 많은 반면, 전문학예직원의 수는 5.18명과 2.75명으로 지방에서 두 배 가까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박물관과 비슷한 성격의 미술관의 경우에도 연 관람인원이 수도권 약 361만명, 지방 약 374만명으로 10만명 이상 지방이 많았으나, 전체직원은 1.5배, 학예직원은 1.2배 수도권에서 더 많은 상황이다.
임오경 의원은 “국내 관광 활성화로 전국 박물관·미술관을 찾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양질의 콘텐츠 제공을 도모할 인력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라며 “문화기반 시설의 양적 확충은 물론 내실 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지역 예술인을 위한 더 많은 기회 제공도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지난 12일까지 발급한 ‘예술활동증명’을 발급받은 작가들을 서울과 지역으로 분류하면, 전체 3만2327명 중 74%인 2만4059명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미술작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는 약 26%인 8268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018년부터 현재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한 기획전시를 전수조사했다. 이 전시에는 작고했거나 소재 파악이 불가능한 작가를 제외하고 총 329명의 미술작가가 참여했다.
분석 결과 서울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267명으로 81%인데 반해 지역작가는 고작 20명인 6%뿐이었으며, 나머지 42명(13%)은 해외작가이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작가들이었다.
이병훈 의원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은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의 부족, 전시 기회 부족, 열악한 창작여건 등으로 인해 크게 고통받고 있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기획에 있어서도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미술계 한 관계자는 “메이저급 갤러리에 소속되지 못한 작가들은 지역의 소규모 전시회 등에 참석하지만, 상대적으로 작품을 알릴 기회가 적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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