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한국전력(한전)의 주가가 강세다. 전날 한전 회사채(한전채) 발행 한도 상향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안이 재차 불거지며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오전 9시 57분 기준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4.91% 상승한 2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주가는 7.24%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전날 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5배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 대다수가 기권 혹은 반대 표결했다.
해당 개정안은 자본금과 적립금을 더한 금액의 2배로 제한된 현행 한전채 발행 한도를 5배까지 높여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재 한전은 영업 적자이기 때문에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적립금에 반영되면 현행법상 회사채를 더 발행할 수 없다. 그러나 개정이 이루어지면 한전은 추가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법안 국회 부결이 오히려 한전의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결국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전 주가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한전이 흑자 전환할 경우 대폭의 전기요금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증권 추정치에 따르면 한전이 흑자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킬로와트시(kWh)당 약 50원의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 나 연구원은 “야당에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주장한만큼 12월 기준연료비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전의 영업적자는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올해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한국전력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발전사로부터 전기 구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또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한전의 전력조달단가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있다"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전력조달비용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한전의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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