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GEM은 요주의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최근 SK온, 에코프로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1조2000억원을 들여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GEM은 2017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설립 당시 지분 30.3%를 출자하면서 전구체 원천기술을 제공했다. 이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GEM 지분이 줄다가 블루런벤처스 등 다른 해외 투자사가 합류해 외투기업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외투기업의 법인세 100% 감면은 설립 후 3년간이다. 공교롭게도 GEM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을 판 2020년은 이런 혜택이 끝나는 시점이었다. 기존 법인에서 손을 뗀 GEM이 한국에 발을 다시 들인 이유는 합작법인 신설로 세제혜택을 연장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으로 새만금에 들어서는 외투기업의 혜택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법예고 중인 '새만금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되면 입주사는 5년간(최초 3년 100%, 추가 2년 50%)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받는다.
GEM을 포함해 중웨이구펀(CNGR), 화유코발트, 재세능원 등 중국 업체가 첨단산업단지 지정이 예상되는 포항, 전북, 충주 일대에 전구체와 양극재공장을 만들기로 했다. 현재 알려진 사업 규모는 총 4조4000억원이다. 지역경제 훈풍이 불 거란 기대감도 있지만 우려도 공존한다. GEM처럼 외투기업 혜택의 단물만 빼먹고 단기간 내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에서다.
수소 유통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의 세제혜택 꼼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CIMC그룹은 지난 21일 전북도와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CIMC는 수소 운송과 저장 영역에서 중국 선두 기업이다. 새만금에서는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CIMC가 기술 교류·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CIMC가 강점을 보이는 수소 유통 부문은 국내에선 중소 업체가 다수 포진해 있다. 국내 대기업 위주인 수소 생산 분야와 달리 외국 자본 침투에 무방비로 당하기 쉬운 구조다. 국내 수소 유통 분야는 중견기업 37.6%, 중소기업 25.6% 등 64%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우주·방산·수소 분야 '글로벌 소부장' 으뜸기업 200곳을 키우겠다고 나선 상황이라 국가 클러스터에 중국 기업을 유치하는 건 정부 기조와 상충된 모습이다.
나아가 이들 중국 자본이 국가의 세제혜택을 받은 후 국내 기업의 기술을 유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2021년 정부의 수소 유통 분야 투자액은 763억5500만원이었다. 수소 생산 투자액 1137억5500만원보다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적은 금액인데 이마저도 중국에 뺏길라 노심초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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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기 SK온 구매담당(앞줄 가운데), 박상욱 에코프로 부사장(앞줄 오른쪽), 지앙 미아오 GEM 부총경리(앞줄 왼쪽), 박성욱 SK온 글로벌 얼라이언스 담당(뒷줄 오른쪽), 허개화 GEM 회장(뒷줄 왼쪽)이 지난달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전구체 생산합작법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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