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의 빈곤 극복과 세계 공중보건 및 의료 분야 발전을 통한 인류사회 공동 번영에 기여한 공로다. 김용 전 총재가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은 영남대학교가 처음이다.
김용 전 총재는 제12대 세계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2012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6년 7개월간 세계은행 그룹(World Bank Group)을 이끌며, 개도국 발전과 보건의료 환경 개선을 비롯한 지구촌 빈곤 종식에 앞장섰다.
세계은행은 전 세계의 빈곤 퇴치와 개도국의 경제 발전을 목표로 1945년 설립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경제기구로 꼽힌다.
명예박사 학위 수여 후, 김용 전 총재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Faith in Things Unseen)’을 주제로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특강에서 김용 전 총재는 본인의 유년시절부터 성장 과정, 40년간의 세계 보건 활동에 대해 담담히 전했다. 본인이 설립한 ‘파트너스 인 헬스(Partners In Health)’에서의 아이티, 페루 보건 프로젝트 추진 과정과 아프리카에서의 HIV 퇴치 활동, 현대 사회의 정신건강 문제 등 폭넓은 세계 보건 활동 경험을 공유하고 교훈을 나눠 큰 공감을 얻었다.
특히, 이날 김용 전 총재의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왔다.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이 대독한 축전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은행 수장으로서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지구촌 빈곤 극복에 헌신한 김용 전 총재님의 영남대학교 명예국제개발학 박사학위 수여를 축하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성장 경험을 학문으로 발전시켜 개발도상국의 발전과 도약을 지원하고 있는 영남대학교와 함께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더욱 심도있는 교육과 연구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박진 국회의원도 영상을 통해 김용 전 총재에게 축하 인사를 전해왔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김용 박사님은 세계은행 총재로서 개도국의 빈곤극복과 사회개발, 불평등 개선을 위해 역량과 지혜를 나누며 지구촌 전체에 공헌하는 삶을 살아왔다”면서 “오늘 명예박사학위는 김용 박사님의 업적과 발자취에 대해 영남대학교와 대한민국 국민이 드리는 소중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지구촌이 당면한 도전적 과제 해결을 위해 김용 박사님이 앞으로 더 열정적이고 폭넓게 기여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박진 국회의원은 “개도국 빈곤 극복과 지구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공헌해 오신 김용 전 총재님이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인류사회 번영에 공헌하는 창의혁신대학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 있는 영남대학교에서 명예국제개발학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오늘 김용 전 총재님이 받으신 명예박사 학위가 개인의 영광은 물론,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큰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 전 총재는 재임 중 개도국의 기아 퇴치와 사회 인프라 구축, 지구촌 전염병 예방을 비롯해 기후 변화, 난민 문제 등 전 세계적 과제 대응을 위한 혁신적 금융 제도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은행 그룹 산하의 개도국 대상 개발기금인 국제개발협회(IDA)의 활동을 크게 확대했고, 국제부흥개발은행(IBRD)과 국제금융공사(IFC)의 자본금을 획기적으로 확충했다. 재임 중 마련한 ‘팬데믹 비상대응기금(PEF: Pandemic Emergency Finance Facility)’은 2018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했으며, 인공지능을 적용한 기아 탐지·예방 시스템 ‘기아 대응 메커니즘(Famine Action Mechanism)’을 시행하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세계은행 재임 기간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빈곤과 질병, 사회시스템 등 개도국 문제 해결에 앞장 서 왔다. 김 전 총재는 개도국 보건의료 지원 활동을 위해 직접 국제 NGO(비정부기구)를 설립하기도 했다. 1987년 ‘파트너스 인 헬스’를 설립해 아이티, 페루, 르완다 등 개도국을 대상으로 활동했다. 특히 PIH는 빈곤 국가의 결핵 퇴치 활동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PIH의 모델을 적용해 지역공동체 기반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다. 김 전 총재는 세계은행을 떠난 2019년부터 지금까지도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lobal Infrastructure Partners)’ 부의장을 맡아 개도국의 사회기반시설 개발에 앞장서는 등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끊임없이 펼쳐오고 있다.
김 전 총재는 학자이자 교육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의학박사와 인류학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하며 의과대학 국제보건및사회의학과장, 보건대학원 보건및인권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에는 아시아계 최초로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한 곳인 다트머스대학교 총장에 오르기도 했다.
김용 전 총재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가 주목받는 것은 학위 수여 기관이 영남대학교라는 점이다. 최근 1년 사이 영남대에서는 국가 지도자급 인사 3명이 명예국제개발학박사 학위를 잇달아 받았다. 김용 전 총재에 앞서 데이비드 비즐리(David M. Beasley) 유엔세계식량계획(UN WFP) 사무총장과 캄보디아 임차일리(Yim Chhay Ly) 부총리가 영남대에서 명예국제개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국제기구 혹은 국가를 이끄는 리더로서 개도국 빈곤 극복과 전 세계 기아 종식 활동에 앞장섰다는 점이다. 영남대가 추구하는 인류사회 번영에 공헌하는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목표와 일맥상통한다.
대한민국 토종 학문으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새마을학’의 발상지가 영남대학교라는 점도 이들이 영남대에서 학위를 받는 이유다. ‘새마을학’이 한국의 빈곤 극복 정책이었던 새마을운동을 학문으로 체계화 한 것이며, 현재 새마을운동이 전 세계 개도국의 빈곤 극복 모델로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남대와 세계은행, UN WFP 등은 지구촌 빈곤 극복과 인류사회 공동 번영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두고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해 온 것이다.
영남대는 지난 40여 년 동안 새마을국제개발 분야에서의 교육·연구 성과와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박정희새마을연구원, 박정희새마을대학원, 국제개발협력원, 새마을국제개발학과 등 학부와 대학원 과정은 물론 연구원과 교육연수 전문기관 등을 설립해 새마을운동을 학문으로 정립하고, 새마을국제개발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개도국 새마을리더 양성을 위해 2011년 설립한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는 지금까지 전 세계 73개국에서 853명이 입학했으며, 이 가운데 725명이 새마을학 석사 학위를 받고 각국 중앙부처, 공공기관, 국제개발NGO 등에서 주요 정책입안자, 국제개발전문가, 새마을운동 리더로 활동 중이다.
이날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은 축사에서 “인류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오신 김용 전 총재님에게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리고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오늘 이 학위 수여식을 계기로 영남대학교의 새마을과 연계한 국제개발의 학문적 성과를 세계와 공유하고, 지구촌 공동 번영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오늘 이 명예박사학위 수여 자리는 김용 전 총재님의 공로를 평가하고 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자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김용 전 총재님과 같은 보다 많은 글로벌 리더가 배출돼 전 세계가 더 행복하고 안전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오늘 이 학위 수여식이 마련됐다. 김용 전 총재님이 이룬 세계적 업적과 삶의 궤적이 영남대가 추구하는 인재상이자 미래 세대가 추구해야 할 롤모델이기 때문이다”면서 “김용 전 총재님의 발자취를 따라 영남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인류사회 번영에 공헌하는 인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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