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 통제 개시를 앞두고 갈륨, 게르마늄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닛케이아시아가 글로벌 원자재 정보업체 아거스 미디어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갈륨 가격은 킬로그램 당 332.50달러로 지난 말 대비 18%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중국 정부는 이달 3일 갈륨·게르마늄 및 그 화합물들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고 내달 1일부터 해당 방안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공급량 감소 우려로 인해 가격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스미토모상사의 글로벌 리서치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다카유키 홈마 역시 "(갈륨) 수출업체들이 8월 및 그 이후 수출 허가를 얻는데 문제가 생길 경우 시장은 추가적으로 더 반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540톤의 갈륨을 생산해, 전 세계 갈륨 공급량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갈륨은 일반적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에 비해 전력 손실분이 적다는 강점을 갖고 있어 전기차 및 스마트 그리드 등에 사용되는 전력 반도체의 주요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갈륨 공급량이 줄어들면 반도체 생산 비용이 오르고, 이는 결국 차세대 반도체 개발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르마늄 가격 또한 상승세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게르마늄 가격은 중국 수출 통제 발표 후 4% 가량 오른 가운데 13일 기준 킬로 당 1390달러를 기록했다.
게르마늄 역시 반도체 주요 소재 중 하나로, 일본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기준 세계 가공 게르마늄 공급량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수출 통제 방안에 따르면 내달부터는 수출업체들이 갈륨 및 게르마늄과 그 화합물들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수출업자들은 해외 구매자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보고해야 한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수출량을 얼마나 통제할 것인지가 공급량 및 가격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해당 조치가 수출을 막거나 줄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고 발표한 만큼 실제적 여파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닛케이아시아는 보도했다.
미쓰비시화학그룹은 해당 소재 공급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영향이 없었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이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과도하게 실시할 경우에는 오히려 글로벌 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수출 통제의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일례로 2010년에 중국이 대 일본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를 실시하자 일본은 희토류 공급망 다각화 노력을 펼쳤고, 그 결과 중국에 대한 일본의 금속 의존도는 종전 90%에서 60% 수준으로 떨어진 바 있다.
중국 전문가인 마루카와 토무 도쿄대 교수는 "중국은 수출을 과도하게 통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분적으로는 수입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이 핵심 광물의 특정 국가 수입 비중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광물에 대해 특정 국가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수입을 늘려 비율을 조절하겠다는 것으로, 사실 상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해당 대상이 될 핵심 광물 선정을 추진 중이며 연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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