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장기화에 엔화 결제 많은 韓 건설·철강기업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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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락 기자
입력 2023-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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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엔저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엔화 가치의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엔화는 1유로당 152엔선을 넘어서 유로화 대비로 2008년 9월 이후 약 15년 만의 최저가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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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이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 중 엔화 결제 비중이 높은 플랜트·건설, 철강·비철금속 관련 기업들의 수출 대금이 줄어드는 등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강 부문에서는 값싼 일본산 철근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내 기업들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엔화 하락의 수출기업 영향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과 거래 중인 국내 234개 기업 중 33%는 엔화 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수출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7월 3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엔화 하락의 악영향은 일본과 직접적으로 거래하는 234개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설문 대상 전체 기업들 중 엔화 하락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답변이 18%에 그친 반면, 같은 질문에 일본 거래기업들은 이보다 두 배에 가까운 33%가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엔화 결제 비중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엔화 하락의 부정적인 영향을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플랜트∙해외건설이 67%로 가장 높았고 철강 ∙비철금속(44%), 기계류(38%) 등도 엔저의 부정적인 영향이 컸다. 

엔저 현상이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산업군은 자동차(19%), 기계류(12%), 선박(8%) 순으로 집계됐다. 

엔저 현상의 부정적 원인을 묻는 질문에 기업들은 '일본 수출상품에 대한 수출대금 감소'(5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엔저로 수출 금액이 줄어든 업종은 선박(100%), 플랜트∙해외건설(100%), 자동차(70%), 기계류(61%), 철강∙비철금속(57%)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엔저로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상품 대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답변도 26%를 차지했다. 

반면 일본 거래 기업 중 대부분은 '일본 원자재, 부품구입 시 원가부담 하락'(100%)을 엔저의 긍정적 영향으로 꼽았다. 

연구소 관계자는 "엔화 하락은 우리 수출기업에 일본 기업과의 수출 경쟁에서 나타나는 영향보다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 감소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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