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갚아준 전세금만 2조7192억원···정부, HUG에 1조원 자본 확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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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3-11-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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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세입자에게 대신 내어준 전세금이 올해만 2조7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위변제가 급격하게 늘자 국회와 정부에서는 내년 중 HUG에 1조원을 추가 출자해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6일 HUG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3조5565억원(1만5833건)에 달한다.

이는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HUG에 대신 돌려달라고 청구한 액수다. 지금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 한 해 사고액이 4조원을 훌쩍 넘어서 작년 연간 사고액 1조1726억원의 4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전세 수요가 감소한 측면도 있지만, 이른바 '역전세', '전세사기' 등이 논란이 되자 연립·다세대 수요도 함께 줄어든 영향이다.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은 HUG가 올해 1∼10월 세입자에게 내어준 돈은 2조7192억원에 달한다. HUG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원이었으나,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41억원, 지난해 9241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전세보증 사고율도 올해 8월 6%에서 10월 9.6%로 늘어났다. 반면 집주인에 대한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9년 58%였던 회수율이 지난해 24%, 올해는 10%대로 떨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HUG의 올해 8월 기준 누적 순손실은 1조8761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HUG의 손실이 커져 자본금까지 줄면 전세 보증보험 가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HUG의 보증 한도는 자본금과 연동되는데, 전년도 자본금의 70배까지 보증할 수 있다.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6조4062억원 규모이나 올해 발생한 대규모 순손실이 자본금을 갉아먹는 데다, 보험업 국제회계 기준인 IFRS17 적용으로 회계상 자본금이 줄어들면 올해 말 기준 1조746억원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HUG의 자본 부족 추정액은 4조99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가 출자를 통한 HUG 자본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연내 3839억원의 출자가 이뤄진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7000억원의 현금 출자가 반영돼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출자 예산은 3000억원 증액돼 총 1조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전세 보증사고가 늘면서 결국 세금과 다름없는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4000억원가량을 HUG에 투입하는 것이다.

국회에선 HUG의 법정자본금을 현행 5조원에서 10조원 또는 12조원으로 늘리는 법안까지 발의됐다. 현재 70배인 보증 한도를 90배까지 상향하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박재유 국토위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를 통해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전세 보증보험 공급 등 서민 보증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HUG의 법정자본금을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보증 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확충과 더불어 보증 배수 확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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