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관료 출신' 출범 앞둔 박상우號 국토부, 규제 완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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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3-12-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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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년 7개월 만에 장관직을 내려놓은 가운데 향후 국토부를 이끌게 될 박상우 장관 후보자에게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후보자가 집값 하락기인 이명박 정부 시절 부동산 부양책을 총괄하며 각종 규제를 풀어온 만큼 이번에도 적극적인 규제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3일 국회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원희룡 장관 후임자로 박 후보자를 내정했다. 국토·교통 분야의 관료 출신인 박 후보자가 정식 임명된다면 권도엽 장관 이후 10여년 만에 내부 출신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박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미분양 아파트 적체가 심각하던 시기에 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을 3년간 지냈다. 박 후보자의 지휘 아래 2011년 취득세 감면, 2012년 강남 3구 투기지역 해제 등 완화 조치가 차례대로 시행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활기를 잃은 상태다. 상승세를 이끌었던 서울 강남을 포함해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이 하락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29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강남구 아파트값도 2주 전부터 하락 전환했다. 

이에 지난 20일 진행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는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모두 발언을 통해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빠른 시간 내에 주택 공급이 가능한 부분을 찾아서 규제를 우선 완화하고 특히 도심 내에 주택공급이 많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2027년까지 27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목표는 47만 가구다. 하지만 지난 10월 기준 인허가 실적은 목표치의 약 58%인 27만여 가구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금리 상승이나 자재비 인상 등으로 인해서 목표 달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택공급이 크게 위축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공급을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후보자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오피스텔 공급 규제 완화도 시사했다. 그는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오피스텔 건축을 활성화하는 게 정책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지방의 1가구 2주택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후보자는 "지방과 수도권은 주택 가격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데도 (지방에 소유한) 집이 2채라고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들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농·산·어촌에 대해서는 '1가구 2주택'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 폐지도 재차 강조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전매제한 완화와 함께 내놓았던 '실거주 의무 폐지'는 국회의 벽에 가로막혀 법안이 폐기될 기로에 서있다. 지난 21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에서도 합의가 불발됐다. 

박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국회에 법안이 상정돼 있어서 후보자 입장에서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는 건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시장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하는 여러 가지 장치들"이라며 "실거주 의무 제도를 폐지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지금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금이 부동산 가격 활황기라면 규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게 필요하지만 현재 시장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강남 부동산 시장도 침체해 주변 지역까지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세금과 대출 등 전방위적으로 규제를 풀어야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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