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여파로 극강의 가뭄이 빈번해지면서 농업·공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의 안정적 공급까지 위협 받고 있다. 정부와 관련 공공부문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정책 수립·시행에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저수 시설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올해 430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저수지 준설사업이 대표적이다.
저수지 준설사업은 저수지에 유입된 토사의 퇴적물을 파내 저수 용량을 확대하는 사업이다. 가뭄 해소와 홍수 대응을 위한 조치다.
대개 저수지는 높이 15m 이내, 저수량 2000만t 미만의 소형 시설이다. 전체 농업용 저수지 3429곳 중 88%에 해당하는 3024곳은 장기간 토사물이 쌓이면서 물 그릇 자체가 작아졌고 노후화도 심각하다.
기후위기는 가뭄뿐 아니라 홍수 위험성도 높인다. 대기 중 수증기 증가로 인해 강우 시 폭우가 빈번해지는 것이다. 윤진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공학과 교수는 "연중 고르게 내리던 비가 겨울엔 적어지고 여름 장마철엔 국지성 호우로 집중되는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농어촌공사는 올해 대규모 저수지 4곳에 대한 치수 능력 확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소 규모 저수지의 치수 능력 개선을 위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신규 사업을 검토 중이다.
수자원 신규 확보 못지않게 확보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수자원 재이용을 통해 물 소비량을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기후위기 가속화에 대비해 수자원 활용도 제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수자원공사도 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처리수 재이용이다.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재처리해 생활·공업·농업·조경 등에 활용한다. 지난 2022년 하수발생량 대비 재이용률은 15.4%로 10년 사이 3.2%포인트 향상됐다.
해수 담수화도 주요 투자 분야로 거론된다. 바닷물의 염분을 제거해 담수로 바꾼 뒤 각종 용수로 사용하는 프로젝트다. 무한한 바닷물을 활용해 안정적인 수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수자원공사는 대산임해산업지역에 지난 2020년부터 총사업비 2851억원을 들여 국내 최대 규모 해수 담수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로 하루 10만t 규모의 담수를 생산해 대산임해산업단지 입주기업에 제공할 예정이다.
전문가들도 저수시설 관리와 수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윤 교수는 "댐과 저수지를 추가로 건설하기보다 기존 시설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강수 성균관대 수자원전문대학원 교수도 "기후위기는 물론 대규모 반도체 산단 조성 등을 고려하면 수자원 활용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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