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은 서울을 찾는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외래관광객의 서울 집중 현상. 외래관광객의 지역 유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언어, 교통, 숙박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관광연구원에서 발표한 '한국 인바운드 동향과 시장 전망'에 따르면, 방한 외래관광객 방문 지역에서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6.4%에서 2023년 80.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래관광객의 지역 방문 비중은 대부분 줄었다. 제주는 9.9%에서 8.7%로 감소했고, 강원 지역은 7.8%에서 6.5%로 줄었다.
전국 지역에서 유일하게 외래관광객 비중이 늘어난 곳은 울산과 부산, 경남 지역이었다. 2019년 부산 14.1%, 울산 1.0%, 경남 1.7%에서 2023년 부산 17.6%, 울산 1.3%, 경남 1.8%로 늘었다. 그러나 지역에서 가장 많은 외래관광객이 방문한 부산의 유입 비중 마저 20%를 넘지 못했다.
올해 9월까지 1214만명의 외래관광객이 한국을 찾았다. 9월 한 달간 방한 외래객 수는 처음으로 팬데믹 이전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방한 외래관광객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서울로 관광객이 몰리면서 갈수록 지역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소멸 문제도 있지만 서울 곳곳에서 나타나는 과잉관광 문제도 심각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은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소음과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종로구는 지난 1일부터 북촌 한옥마을에 관광객 방문 시간을 제한했고, 내년 3월부터는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임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중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간 교통편과 숙박시설 등 인프라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서울에서 이외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이용하는 기차, 버스 등은 외국인이 직접 예약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해외 신용카드로 결제가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렌터카의 경우 지도와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대부분 한국인 전용으로 구축된 탓에 외국인관광객이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지역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언어 소통 문제와 부족한 숙박시설, 관광지의 안내 서비스 부족 등도 매번 거론되는 문제점이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관광발전지수 데이터상 한국은 조사 대상 119개국 중 14위 차지했으나, '관광서비스 및 인프라'는 60위를 기록했다.
안희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정책연구실장은 "지방 관광 목적지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접근성과 숙박, 지도, 언어, 결제 시스템 등 필수 요소들의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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