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 계엄을 선포하며 그 이유로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와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을 지목했다.
하지만 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해외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계엄 선포가 북한의 위협과 연계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북한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 석좌교수는 "이번 계엄 조치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북한 측의 무력 동향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보지 못했는데, 이는 곧 이것이 매카시즘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반대 세력을 반국가 친북한 세력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상되는 북한 반응은 남한의 불법 집단이 권력을 스스로에게 집중시키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김정은이 최근 남한을 적대국으로 간주하기로 한 결정을 정당화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북한이 이번 상황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기욱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은 "북한이 이 상황을 매우 예의주시하면서 계엄령을 비판하는 성명을 낼 수 있다고 본다"며 "그것을 제외하고는 그들이 어떠한 즉각적인 행동은 취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어쨌든 이것(계엄령)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며 "이는 국가적, 심지어는 군부 내 반발에 마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지 로페즈 미국 노트르담 대학 명예교수는 "윤(대통령)의 이번 행동은 예상치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으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은 없을 수도 있다"며 "만일 남한에서 계엄령과 혼란이 오늘의 수준을 넘어선다면 김정은은 남한에서 이러한 조치를 촉발한 공작원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히려 김정은은 계엄령을 윤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린 편집증적 행동의 증거로 주장하며, 북한군을 전시 대비태세에 돌입시킬 것이라고 선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페즈 교수는 이러한 경우에는 북한과 동맹 조약을 맺은 러시아가 북한과의 연대 성명을 발표할 수 있고, 계엄령이 지속될 경우에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 1주일 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마커스 놀랜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북한은 현재 우크라이나 문제로 바쁘다"며 "북한은 노골적인 선전 활동을 강화하고, 남한 내 공작원과 동조 세력들에게 은밀히 소란을 일으키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몬 파체코 파르도 브뤼셀 행정대학원 한국 석좌는 "내 생각에 북한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고 남한이 불안정하다는 주장도 할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 자체의 정권 성격을 고려할 때, 이 사건에 대해 깊이 다룰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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