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정국은 사실상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린 19대 대선과 같이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대선 레이스의 주도권을 쥐고, 그 외 여야 잠룡들이 도전하는 구도가 유력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에게 실시해 6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이 대표가 29%로 1위를 차지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11%)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4%),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김동연 경기지사(3%) 등이 자리했다. 다만 의견유보가 37%에 달한 것은 변수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조하면 된다.
이 대표는 제1야당 대표 프리미엄과 함께, 19대 대선 민주당 경선과 20대 대선 본선 경험 등이 풍부해 가장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꼽힌다. 이 대표는 지난 10월 당 내 '집권플랜본부'를 출범시켰고,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 등 경제 이슈를 띄우며 대권주자 행보를 이미 시작했다는 평가다.
관건은 '사법리스크'다. 이 대표는 현재 8개 사건에서 12개의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최종 확정되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데, 공직선거법 사건 항소심과 최종심이 내년 초 전망되는 대선 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의 대선 출마가 사법리스크에 좌절될 경우 이른바 '3총·3김'이 야권 내 대체재로 거론된다. 김부겸·이낙연·정세균 등 전직 국무총리들과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이다.
이 중 김동연 지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현안 이슈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 인사들과의 접점도 늘리고 있다. 독일 유학 중이었던 김경수 전 지사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자 당초 내년 2월이던 귀국 일정을 당겨 지난 5일 귀국했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탄핵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계(친한동훈)계 갈등을 봉합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경험 없는 검사 출신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정서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역 지자체장인 오세훈 시장과 홍준표 지사는 출마 여부와 사퇴 시점 등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사상 최초 4선 서울시장으로 야권의 정책도 수용하는 탄력적인 행정이 평가를 받는다. 홍 지사는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이슈 파이터로 역경에 강한 정치인이다.
그 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내년 3월 만 40세(대통령 출마 최소연령)가 되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보수진영 후보군으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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