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내년부터 강도 높은 전자담배 규제에 나선다.
17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베트남 국회는 15기 8차 회의에서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2025년부터 전자담배의 생산, 판매, 수입 및 사용을 금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시장 현실을 보면 전자담배는 온라인 시장에 널리 퍼져 있으며, 장난감이나 액세서리 형태로 만들어져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내 전자담배 가격은 개당 5000원~1만원 정도이며, 곰인형이나 만화캐릭터 등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판매되고 있다. 또한 틱톡이나 유튜브 등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에서도 공개적으로 판매된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당국은 위반 사항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처리하고 있다. 호찌민시와 하노이에서는 수천 개의 전자담배 기기와 정식 서류 등이 없는 액상 등이 압수됐다. 2024년 첫 6개월 동안 당국은 총 54억동(약 3억500만원) 상당의 1만6000개 이상의 제품을 압수했다. 타이응우옌성에서는 당국이 7건의 위반 사항을 처리하고 수백 대의 불법 전자담배 기기와 액상 등을 폐기시키기도 했다.
전자담배는 불법 거래 문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한다. 다오홍란(Dao Hong Lan) 베트남 보건부 장관은 15~24세 전자 담배 사용자 비율이 2015년 0.2%에서 2020년 3.6%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보건 전문가들은 전자 담배의 니코틴이 중독성이 높아 신경계와 심혈관계를 손상시킨다고 경고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일부 제품에는 위험한 약물이 혼합되어 심각한 중독을 일으키거나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베트남 바익마이(Bach Mai)병원 응우옌쭝응우옌(Nguyen Trung Nguyen) 독극물 통제 센터장은 많은 환자들이 전자담배로 인해 발작, 환각, 행동 조절 상실, 심각한 폐 및 뇌 손상 등 중증 상태로 입원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일부 전자담배 제품에는 최대 3~4가지의 서로 다른 약물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공안부는 올해 첫 6개월 동안 마약이 함유된 전자담배 보관 및 거래와 관련된 35건의 사건과 83명의 피고인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상당수 제품이 밀수입품으로 밝혀졌지만, 기업이 자체적으로 가공해 국내 생산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보건부는 전자담배와 가열담배를 금지하는 규정을 추가하는 담배 피해 예방 및 통제에 관한 법률 개정을 제안했다.
세계보건기구 베트남 응우옌뚜언럼(Nguyen Tuan Lam) 대표는 베트남에는 아직 공식 전자 담배 시장이 확립되지 않았으며 주로 인터넷을 통해 거래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자담배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공중 보건, 특히 젊은 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조기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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