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에 수백억 원 규모 일감을 몰아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19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신안군은 최근 1년 5개월 동안 특정 협동조합과 575건, 약 215억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수의계약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 특혜 의혹은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장이 신안군 전직 고위 간부라는 점과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공사를 관리하는 실무자 역시 박우량 군수가 직접 임명한 정무직 직원으로 확인됐다.
지역 주민과 전문가들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행정을 보여주고 있다. (박우량) 군수와 정무직 직원 간 친밀한 관계가 특정 협동조합에 특혜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안군은 “수의계약은 적법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신안군이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에 집행한 예산 내역을 보면 석연치 않은 정황도 목격된다.
하루 동안 52건 계약, 나흘간 146건 계약하기도
신안군에 따르면 2023년 신안군 예산은 1조111억1400만여 원이다.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 수의계약 업무는 정원산림과에서 맡고 있다. 정원산림과 예산은 621억4969만원이다. 전체 예산 중 6%가 넘는다.
정원산림과 예산 중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과 수의계약한 금액은 24억690만여 원(3.87%)이다. 2024년 신안군 총예산은 9642억5230만여 원이다. 전년 대비 4.63% 줄었다. 정원산림과 예산도 566억8967만원으로 같은 기간 8.78% 감소했다. 그런데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에 수의계약으로 준 금액은 190억9186만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693.2% 급증했다.
특히 2023년 7월 18일 하루에만 총 52건, 약 9억원 규모 계약이 집중적으로 체결됐다. 2024년 3월 27일부터 나흘 간 총 146건, 약 51억원 규모 계약도 이뤄졌다. 계약 체결 후 단 일주일 만에 준공금까지 지급됐다. 사전에 계획된 '밀실 계약'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A군 지자체 계약 관련 부서에 근무하는 한 담당자는 “계약 건수와 금액 면에서 매우 이례적”며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 공공사업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남 지역 한 지자체 산림조합 관계자는 “특정 협동조합과 과도하게 맺은 계약은 행정과 유착했을 가능성을 암시한다”며 “외부감사와 독립적인 조사 기구가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사 현장, 부실 시공 의혹···설계 두께보다 얇게 도로 포장
정원수 사회적협동조합에 수의계약을 몰아준 의혹을 받는 신안군은 부실 시공으로도 도마에 올랐다. 신안군 정원산림과가 팔금면 원산리 일원 진입도로 공사를 하며 설계상 15㎝ 두께로 포장하기로 계획된 것을 실제로는 10㎝로 시공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신안군 팔금면 원산리에 거주하는 C씨는 “군이 관리와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거액의 세금이 투입된 사업에서 부실 공사가 발생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안군 압해읍에 거주하는 D씨는 “협동조합이 막대한 예산을 받아 갔지만 결과물이 이 정도 수준이라면 명백한 행정 실패”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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