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제한 규제 걷어내자 수제맥주 제조사 2배↑…면세점 술 가격 인상 빈도↓

공정위, 가정용 맥주·면세점 주류 시장 규제개선 효과 분석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e-mail]]

가정용 맥주 시장과 면세점 주류 시장에 대한 규제개선 결과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가격 인상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동안 규제 개선을 통해 시장에 나타난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공정위는 매년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를 발굴한 뒤 소관부처 협의를 통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350여건의 규제를 개선했다.

이번 효과분석은 그동안 공정위의 규제개선이 시장과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사후적, 정량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가정용 맥주 시장과 면세점 주류 시장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분석 결과 맥주·면세점 시장에 대한 일련의 규제개선은 사업자 증가를 통한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해 실제 소비자후생 증진 효과를 가져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6년부터 맥주시장 분석을 통해 제조, 유통, 가격 등의 규제를 완화했다. 당시 규제개선은 수제맥주를 주로 생산하는 중·소규모 맥주사업자의 생산·유통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규제 개선 결과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맥주 제조사가 33개에서 81개로 2배 이상 확대됐다. 2022년 수제맥주 점유율(2.8%)은 2019년(0.2%)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제조사가 늘어나면서 맥주 브랜드 종류도 늘어나면서 소비자 선택권도 확대됐다. 최근 5년간 국내 전체 맥주 브랜드 수는 캔맥주 브랜드의 증가로 54개에서 256개로 4배 가량 늘었다.

공정위는 규제개선 전후 변화가 큰 가정용 캔맥주 시장을 분리해 수요함수를 도출하고 맥주 제조사별 한계비용·이윤율 추정을 통해 소비자잉여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 수제맥주 제조사가 모두 오비맥주에 합병될 경우 2023년 기준 수제맥주의 가격은 ml당 3.59%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제맥주 시장의 다양성으로 발생한 소비자 순 후생 증대효과는 500ml 캔맥주 1캔당 2019년 135원에서 2023년 825원으로 늘어났다.

공정위는 또 인천공한 출국장 면세점 주류 판매사업에 대한 독점사업권 폐지를 권고한 것에 대한 효과도 분석했다. 2015년 면세점 주류와 관련한 복수업체가 선정된 뒤 주요 주류품목에 대한 가격인상 빈도·인상률은 낮아지고 판매촉진 행사 진행 건수와 판매 브랜드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주요 주류제품 15개의 가격 인상은 규제 개선 전 3년 동안 총 38회의 가격인상이 있었지만 개선 후에는 18회로 줄었다. 평균 가격인상률은 기존 9.4%에서 3.8%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평균 18건에 불과했던 판매촉진 행사는 복수업체 선정 이후에는 46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기존 업체에서 판매하지 않았던 브랜드와 제품을 경쟁업체에서 취급하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주류 선택권도 확대됐다.

심재식 시장구조개선정책과장은 "이번 효과분석은 공정위가 그동안 추진해 온 경쟁제한 규제 개선에 대한 효과를 실증 분석을 통해 살펴본 첫 사례"라며 "실제 판매자료를 확보해 개선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도출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우리 기업의 혁신을 가로막고 국민의 불편을 야기하는 경쟁제한 규제를 적극 발굴해 개선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관계 부처와 면밀히 협의해 개선안이 실제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