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고율 관세와 고강도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만약 (러시아가) 협상하지 않으면 조만간 러시아 및 기타 참여국에 높은 수준의 세금, 관세, 제재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시작되지 않았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자"며 "이제는 협상할 시간이 없다. 더 이상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러시아를 해롭게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나는 러시아 국민을 사랑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는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공약으로 집권 후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지 못한 채 러시아에 제재를 예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의 에너지 분야가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미 행정부 관계자를 통해 전했다.
FT에 따르면 바이든 전 행정부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수출을 강도 높게 제재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석유의 국제 가격 상한선을 정하고 액화 천연가스에 몇 가지 제한을 하는 등의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 제재를 우회해 실질적인 제재의 효과가 없었다고 FT는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협상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익명을 요구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는 걸 원치 않으며 평화를 위한 압력도 원치 않는다"고 FT에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전쟁 특사는 이달 초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00일 안에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는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전쟁을 종식할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을 연기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란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차석대사는 "우크라이나 위기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게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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