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 덧대면 충분할까"…GTX 삼성역 보강안, 안전성 원점 검증대

  • 국토부 "전수조사·감사 착수"…전문가 "보강 가능하지만 검증 필수"

서울 강남구 GTX-A 노선 구간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GTX-A 노선 구간 공사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수도권급행철도(GTX)-A 삼성역 공사 현장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현대건설이 제시한 ‘강판 압착 보강공법’이 실제로 구조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콘크리트 기둥 외부에 강판을 덧대는 방식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대심도 철도 구조물 특성상 열차 반복 진동과 화재, 장기 유지관리까지 종합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GTX-A 삼성역 부실시공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모든 기둥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서울시가 제시한 보강 방안에 대해서도 공인기관을 통해 최적의 보강 공법을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발생한 곳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3공구 지하 5층 GTX 승강장부다. 이 구간 기둥 80본 가운데 50본이 구조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분류됐다. 설계상 직경 29~32㎜ 주철근이 2가닥씩 묶여 배치되는 ‘투번들’ 방식으로 시공돼야 했지만, 실제 시공 과정에서는 1가닥만 배치된 채 콘크리트 타설이 이뤄졌다. 누락된 철근은 약 2500개, 총 178t 규모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대안으로 콘크리트 기둥 외부를 구조용 강판으로 감싸 강도를 보완하는 ‘강판 압착 보강공법’을 제시했다. 강판과 기존 구조체를 고강도 접착제와 앵커 등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보강 비용은 약 30억원 규모다.

핵심은 이 공법이 삼성역 구조물의 사용 조건을 장기간 견딜 수 있느냐다. GTX 삼성역은 단순 건축물이 아니라 대심도 철도 환승시설로, 일반 건축물보다 하중과 진동, 화재 대응 기준이 엄격하게 검토돼야 한다.

국토부는 서울시 보강안에 대해 공인기관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강판 압착 보강공법은 콘크리트 기둥과 강판이 하나의 구조처럼 작동해야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접착층 내구성, 강판 부착력, 연결부 시공 품질, 화재 저항 성능 등이 검증 대상이 된다.

전문가들은 철판 보강 자체의 구조적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장기 유지관리와 검증 절차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식 고려대 교수(대한토목학회 구조분과위원장)는 “철판으로 보강하게 되면 보강 방식에 따라 강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철판 특성상 화재 등에 대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며 “전반적인 강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높지만 결국 연결부 공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적용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철거 후 재시공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면서도 “국토부는 여러 대안을 놓고 안정성과 시공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실적으로 재시공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심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이미 기둥 위 슬라브까지 타설이 완료된 상태라면 철거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며 “현실적으로는 철판 보강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단장은 하도급 중심 시공 구조와 감리 부실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시공사와 감리단 모두 하청업체에 맡겨놓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전 철근 배치 상태를 확인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여러 구조 해석 방식으로 검토한 결과 구조적 문제는 없다는 것이 서울시 의견”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안전하게 보수·보강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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