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이경진·김갑진 카이스트 교수와 정명화 서강대학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상온 양자 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을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논문명은 '자기 상 전이에서 종방향 스핀 펌핑의 특징(Signatures of longitudinal spin pumping in a magnetic phase transition)'으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현지시간으로 29일 오후 4시에 게재됐다.
전자는 물질 내에서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전하가 흘려 전류가 발생된다. 이를 전하전류라 부른다.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전하전류로 작동한다. 하지만 전류가 흐를 때 전자가 물질 내부의 원자와 충돌해 필연적으로 많은 열이 발생한다. 이는 에너지 소모량 증가와 효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세계 연구진은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라 불리는 스핀 전류를 이용해 전자 소자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 기술 구현의 핵심은 스핀 전류를 생성하는 것, 즉 전자가 스스로 자전 운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이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전류 생성의 여러 방법 중 하나는 스핀 펌핑(spin pumping)이다. 기존 연구에서 스핀 전류는 크기가 작아 실제 전자 소자에서 활용이 제한됐다.
정 교수팀은 지난 2019년 '자성박막에서 스핀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재료 분야 저명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실린 바 있다.
이후 정 교수팀은 관련 분야 연구를 지속한 결과 고품질의 철(Fe)-로듐(Rh) 자성박막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자성박막이란 두께가 10분의 1마이크로미터(㎛) 이하 얇은 절연 기판 위에 자성 물질을 얇게 입힌 막을 말한다.
정 교수팀은 김 교수 연구팀과 함께 자성박막의 독특한 특성을 활용해 큰 스핀 전류를 관측했고 여기에 이 교수팀이 양자역학적 이론으로 해석하고 추가적 실험으로 증명했다.
특히 이 연구는 기존 극저온에서 양자역학적 현상이 관측되는 것과 달리 상온에서 양자역학적 스핀 펌핑 현상을 관측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 연구는 기존 고전역학적 방식에 비해 10배 이상의 스핀 전류를 생성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차세대 전자 소자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스핀의 정적인 상태에 대한 연구를 넘어 자기적 상태가 변화하는 동적인 스핀 상태 연구로 확장해 세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게 된 데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공동 연구팀은 "기존 스핀트로닉스 연구는 고전 스핀 운동을 이용해 왔지만, 이번 연구는 양자적 특성을 활용해 응용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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