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고민하던 은행권, 연준·한은 '숨 고르기'에 한숨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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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5-01-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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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 은행, 5개월 새 0.74%p 확대…최근 가산금리 인하 시작

  • 대내외 불안정성, 금리 변동성 키워…"여유 많지 않아" 지적도

주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주요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확대와 예금·대출 금리차(예대금리차) 확대로 고민하던 국내 은행권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숨 고르기’에 일단 한숨 돌렸다. 시장금리 하락세도 한 박자 쉬어가면서 예대금리차를 정비할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은행에 이어 연준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국내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관리에 한층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은 1.17%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15%포인트) 대비 0.02%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작년 하반기부터 은행 예대금리차는 확대일로를 걸었다. 작년 7월 0.43%포인트였던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은 8월 0.57%포인트, 9월 0.73%포인트, 10월 1.04%포인트 등 매달 상승곡선을 그렸다. 5개월 사이에 예대금리차가 무려 0.74%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기준금리가 내리면 이와 연동된 예금금리가 내린다. 이 때 일반적으로 대출금리도 함께 내리지만 최근에는 은행들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작년 7월부터 매달 7조1660억원, 9조6259억원, 5조6029억원 등 급증했다. 이 수치는 작년 10월부터 1조원 내외로 크게 줄었지만 새해 들어서도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내내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는데, 이달 들어 기준금리가 동결되면서 예대금리차 확대 추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근에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31일부터 주요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최대 0.29%포인트 인하한다. 신한은행도 지난 13일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은 시장금리 하락분을 대출금리에 최대한 빨리 반영하기 위해 지난 27일 은행채 5년물과 연동된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0.04%포인트 낮췄다. IBK기업은행과 SC제일은행도 영업점 재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일부 가계대출 상품 금리를 각각 0.4%포인트, 0.1%포인트 사실상 인하했다.

다만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변동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은행권이 숨을 고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정치권이 안정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미국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보수적인 관세·이민 정책을 펴면서 물가가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되려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주재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통해 “연준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상승 재발에 대한 우려를 암시했다”며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영향을 반영해 연준의 금리 경로가 결정되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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