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관세폭탄 대상 아닌데도 쾅… 韓·日 등 아시아 증시 일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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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5-02-03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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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2.5% ↓… 반도체·철강 타격

  • 닛케이 2.65%·자취엔 지수 3.53%↓

  • 투자자들, 위험 회피·매도세 거세

그래픽김효곤 기자
[그래픽=김효곤 기자]

대미국 수출 흑자 국가로 꼽히는 한국 증시가 트럼프 발 '관세 전쟁'으로 급락한 가운데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각국 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다음 관세 부과 대상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52%, 3.36% 하락한 2453.95, 703.80에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5% 내린 3만8520.09를 기록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830.70포인트(3.53%) 내린 2만2694.71를 기록했다.

3개국 모두 대미 수출 비중이 크고 경제 구조 전반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 때문에 관세 리스크를 우려한 투자자의 위험 회피 심리와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축소가 나타났고 코스피도 관세 전쟁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해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달러 환율 급등세 속에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며 "향후 관세 협상 과정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현지시간으로 이달 1일 이후 선적돼 4일 이후 미국에 입국하는 멕시코·캐나다·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한다. 4일까지는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3국이 이에 상응하는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관세 전쟁의 확전 가능성마저 열려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 동맹국임에도 고율 관세가 부과됐고 다음 관세 대상으로 유럽연합(EU)이 지목되며 관세 전쟁에 동맹국도 예외가 되지 않았다"면서 "한국을 포함한 대미국 수출 흑자국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 전반적으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국내 증시에서 지수 하락을 주도한 종목은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철강 등 우리 경기 흐름과 밀접한 수출 관련 제조분야였다. 현재 무관세로 수출되는 반도체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크게 하락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차전지와 자동차 업종의 경우 이미 장기화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위축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고, 철강 업종은 수요 부진과 중국산 물량의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관세 전쟁마저 본격화할 경우 미국의 철강 수입 감소 위험도 거론된다.

수출 관련 제조 업종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이들 비중이 큰 국내 경기 전망을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이들 업종의 실적과 연계될 한국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미국 신정부 관세 정책이 국내 기업 이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크고 올해 수출 증가율 하락과 경기 둔화 전망이 유력시되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4일 발효되는 미국 관세율 인상 대상에서는 제외됐으나 2024년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 규모(통관 기준 556억 달러)를 감안할 때 추후 EU 등과 함께 관세율 인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글로벌 무역분쟁 심화 우려가 상존해 2025년 한국 수출 경기 회복 기대감을 갖긴 어렵다"며 "한국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은 글로벌 제조업 PMI가 위축 국면을 나타내고 있고 한국 수출기업 심리도 악화하고 있어 올해 한국의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서서히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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