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올해 한국의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악의 경우 1.4%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비상계엄 사태 이후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교역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성장 하방 압력이 거세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지난해 11월 28일 경제전망에서 글로벌 무역 갈등 격화에 따른 성장 전망 경로상의 리스크를 '시나리오2'로 소개했다. 당시 한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상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의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 성장률이 0.2%포인트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이에 대한 중국 등 주요국의 대응으로 글로벌 무역 갈등이 격화할 경우 글로벌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며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시나리오대로 미국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한은이 오는 25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4~1.5%로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기존 관세의 세율을 추가로 10%포인트 올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3개국이 즉각 반발하며 대응에 나섰고 본격적으로 관세 전쟁이 벌어졌다.
4일 자정으로 관세 부과가 예정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조치를 한 달간 유예키로 하면서 관세 전쟁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한시적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역적으로 유럽연합(EU), 산업 부문별로는 반도체, 철강, 석유·가스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를 밝힌 상태라 일촉즉발 수준인 관세 전쟁의 위기감이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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